누리호 5차 발사 의미는…첫 ‘군집위성’, 15기 한꺼번에 궤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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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발사되는 누리호는 역대 누리호 발사 중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을 한꺼번에 궤도에 올린다. 위성 수요를 로켓이 따라가지 못하는 '발사 정체'가 세계 우주산업의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필요한 위성을 자체 일정에 따라 자국산 로켓으로 쏠 수 있는 능력을 다지는 발사다.
현재 세계 우주 발사 시장은 로켓 공급이 급증하는 위성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발사 정체' 현상을 겪고 있다.
누리호의 발사 용량이 세계적인 병목 현상을 완화할 수준은 안되지만, 필요한 위성을 자체 일정에 따라 자국산 로켓으로 쏠 수 있는 능력을 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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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발사 정체 속 독자 능력 입증 기회
민간 이전·재사용 발사체 개발 등은 과제로

7일 발사되는 누리호는 역대 누리호 발사 중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을 한꺼번에 궤도에 올린다. 위성 수요를 로켓이 따라가지 못하는 '발사 정체'가 세계 우주산업의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필요한 위성을 자체 일정에 따라 자국산 로켓으로 쏠 수 있는 능력을 다지는 발사다.
성공할 경우 2022년 2차 발사부터 4연속 궤도 진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발사 성공률을 75%에서 80%로 끌어올리게 된다.
로켓 기술 면에서 본 5차 발사의 가장 큰 의미는 요즘 세계 위성 산업계의 가장 큰 흐름 가운데 하나인 군집위성을 처음으로 발사한다는 점이다. 군집위성은 여러 대가 한 팀을 이뤄 궤도 비행을 하는 위성을 말한다. 주탑재위성이 1기였던 4차와 달리 이번에는 100kg급 초소형 군집위성 5기가 한 번에 올라간다.
따라서 위성 분리 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고 위성이 순차적으로 정확한 궤도에 진입하도록 하는 정밀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항우연은 저충격 위성분리장치를 새로 개발했다. 기존의 위성 분리 방식은 화약 폭발을 이용하기 때문에 높은 충격이 발생했는데, 새 장치는 화약의 힘을 직접 활용하는 대신 그 힘으로 위성을 감싼 볼트가 자연스럽게 풀리도록 해 위성을 분리한다. 충격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시스템혁신실 우주공공팀장은 “5차 발사는 위성을 단순히 운반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군집 시스템을 구성하는 '임무형 우주수송' 능력을 보여주는 발사”라고 말했다.

12개월에서 3년으로 늘어난 발사 대기 기간
영국 우주기업 뉴오빗의 아나톨리 파풀로프 대표는 최근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 12개월 안팎이던 발사 대기 기간이 지금은 30~36개월로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세계 로켓 발사의 절반 이상을 스페이스엑스가 도맡을 정도로 시장이 한 기업에 편중돼 있는 상태에서 이 회사의 자사 군집위성 발사 수요가 워낙 많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러시아 로켓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 유럽의 아리안 6호 등 다른 로켓에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이 덧붙여져 발사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블루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글렌은 5월 폭발 사고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벌컨은 2월 고체 부스터 이상으로 멈춰 섰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세계적으로 발사 수요가 늘면서 원하는 시기에 쓸 수 있는 해외 발사체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기술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2~3년의 발사 지체는 위성의 효용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민간 기술 이전 완료까지, 두 차례 발사 더 남아
현재 계획상 누리호 반복 발사는 2027년 6차, 2028년 7차 발사까지 총 5회로 마무리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누리호의 신뢰성을 더욱 높이고, 민간기업으로의 기술 이전 절차를 매듭짓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에서 발사통제센터의 콘솔(관제석) 22개 중 20개에 인력 23명을 투입한다. 6차부터는 단조립과 해상 운송까지 맡는다. 정부는 2029년 이후에는 누리호를 민간 상업발사 체제로 전환해 연 1회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진정근 카이스트 교수(항공우주공학)는 “7차발사에서는 처음으로 태양동기궤도가 아닌 경사궤도 투입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누리호 발사 기술의 검증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반복 발사 2회는 국내 대학과 기업들이 실제 우주환경에서 위성과 우주부품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두차례 더 가질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안형준 팀장은 “실제 궤도에서 운용된 이력이 있어야 후속 연구,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렇게 쌓인 저궤도 실증 경험은 앞으로 달 탐사와 심우주 임무에 필요한 부품, 자율운용, 통신, 방사선 대응 기술을 미리 검증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발사체 최대 과제는 재사용 기술
차세대 발사체는 2031년 시험비행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2030년대 달 착륙선 발사 계획도 두가지 경로로 진행된다. 2030년 누리호로 민관협업 소형 달 착륙선을 먼저 발사하고, 2032년 차세대발사체로 국가 달 착륙선을 보낸다.
한국에 앞서 우주발사체를 개발, 운용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미 재사용 기술을 완성했거나 한참 앞서 나가 있다. 선두 주자인 미국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는 30번 넘게 재사용한 로켓들이 여럿 나왔다. 중국도 올해 로켓 회수에 성공해 재사용 발사의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과 유럽은 지난 7월 각각 재사용 시연체의 수직 이착륙 시험과 지상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한국은 이제 첫 걸음마를 뗀 단계다. 항우연은 최근 ‘재사용 기술 시연체’ 비행모델 1호기 조립에 착수했다. 이 시연체는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기에 앞서 수직 이착륙 등 필요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작은 비행체다. 시연체는 높이 12.2m, 직경 1.5m, 무게 6.4톤으로, 8톤급 엔진 1기와 착륙 다리 4개를 달았다. 차세대 발사체 엔진의 10분의 1 규모다. 올해까지 엔진 개발모델 연소시험을 하고, 2028년 고도 500m 수직 이착륙 시험비행을 목표로 한다.
기술은 자주 써야 숙련도가 쌓인다. 결국 향후 한국 우주발사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열쇠는 발사의 지속성이다. 누리호가 발사를 통해 쌓는 신뢰와 실증 이력이 차세대발사체로 바톤을 넘길 때까지 끊기지 않아야, 5차 발사가 ‘또 한 번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 우주 수송 체계로 이어질 수 있다. 진정근 교수는 “기술 이전을 통한 민간 업체의 경험 축적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 이후 민간 발사 서비스 구현에 중요한 징검다리”라며 “기술 성숙도를 높이려면 차세대 발사체 개발 이전까지 후속 발사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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