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집·일·이동...‘N포 세대’로 설명 안 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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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집이 있고 일자리가 있어도 그 사이를 갈 수 없다면, 우리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다음에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바로 이동입니다."
7일 서울 서대문구 피알브릿지 스토리움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N포세대'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공동 미디어 세미나에서 지바이크 윤종수 대표가 던진 말이다.
월급쟁이부자들 김지연 클래스팀 리드는 내 집 마련을 둘러싼 청년들의 자산 형성 고민을, 잇다를 운영하는 레디앤스타트 조윤진 대표는 취업 이후까지 이어지는 커리어 불안을, 윤 대표는 일자리와 주거를 연결하는 이동의 문제를 각각 짚었다.
조 대표는 "청년은 불안을 마련하는 대신에 어떻게 준비할지를 묻고 있었다. 그런데 문이 좁다. 일자리가 굉장히 적으니까"라며 취업 이후의 재직 청년에게도 이직과 경력 설계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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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집이 있고 일자리가 있어도 그 사이를 갈 수 없다면, 우리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다음에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바로 이동입니다."
7일 서울 서대문구 피알브릿지 스토리움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N포세대'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공동 미디어 세미나에서 지바이크 윤종수 대표가 던진 말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청년들의 현실을 주거와 자산, 취업과 커리어, 출퇴근과 통학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들여다봤다. 월급쟁이부자들 김지연 클래스팀 리드는 내 집 마련을 둘러싼 청년들의 자산 형성 고민을, 잇다를 운영하는 레디앤스타트 조윤진 대표는 취업 이후까지 이어지는 커리어 불안을, 윤 대표는 일자리와 주거를 연결하는 이동의 문제를 각각 짚었다.

▲"청년들의 내집마련 포기? 여전히 집 수요 높아"
김지연 리드는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는 통념부터 짚었다.
"청년들의 목표는 데이터를 봤을 때에도 여전히 내 집 마련입니다. 청년 10명 중 9명은 내 집이 필요하다는 것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김 리드가 제시한 국무조정실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 가운데 자가 소유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9.6%였다. 자가가 필요한 이유로는 주거 안정이 29.3%로 가장 많았고 자산 증식이 20.3%로 뒤를 이었다.
청년들에게 집은 단순히 거주할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김 리드는 "이사 걱정 없이, 전세 사기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주거 안정과 동시에 자산을 같이 증식할 수 있는 내 집, 내가 퇴근하고 마음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집을 갖고 싶다는 게 가장 큰 페인 포인트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 리드는 "내 집은 사는 곳이자 자산, 이 두 가지를 함께 포함하고 싶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은 실제 행동으로도 나타났다. 월급쟁이부자들 내부 데이터에서 2026년 25~44세 회원의 부동산 관련 콘텐츠 조회는 전년보다 2.5배 늘었고 내 집 마련 시리즈 조회는 4배 증가했다. Q&A 게시판 작성자 가운데 25~44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명 중 8명 수준으로 높아졌다.
김 리드는 이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듣고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관심이 높아진 만큼 현실의 벽도 높았다.
김 리드는 30세를 가정하면 44세가 돼서야 서울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예를 들며 "서울에서 내 집을 사려면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을 모아야 한다. 월급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내 집을 가지기 위해 출발선에 서는 것조차 지금은 어렵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처한 자산 상황도 녹록지 않다. 김 리드는 "모든 연령대 중에 39세 이하만 자산이 감소하고 있다"며 "40대에서 50대 가구 자산은 늘고 있을 때 39세 이하는 감소 폭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강조한 것은 자산 감소 자체보다 그 이후의 움직임이었다.
김 리드는 "지금 세대의 2030들이 내가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정말 위험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좀 더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소비 대신 내가 어떤 전략을 택해야 하는지를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변화가 소득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다. 김 리드는 지난해 11월 직장인 조사에서 30대의 57%, 20대의 55.2%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소득 부족을 꼽은 비율이 80% 이상이었다고 소개했다.
투자와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그는 "앞에서는 돈을 어떻게 내가 더 벌지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돈을 더 불리지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로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막막함에서 실행으로…청년은 방향성에 집중"
이 같은 변화는 두 번째 발표에서도 확인됐다. 조윤진 대표는 잇다가 2020년 이후 축적한 약 2만건의 현직자 답변을 분석해 청년들의 질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설명했다. "2020년대 초에는 그 직무가 어떤 일인지 설명하는 답이 21%였는데 지금은 10%가 안 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류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준비할지, 무엇부터 준비할지에 관한 답변은 늘었다.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경험'이라는 키워드도 크게 증가했다.
조 대표는 "프로젝트라는 키워드가 2배가 늘었다"며 "이 프로젝트가 경험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질문 자체도 변했다. 과거 '이 직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어떻게 붙을까'를 거쳐 최근에는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청년의 질문은 두 가지였다. 막막함에서 실행으로 넘어가고 있고 2026년에는 방향과 AI를 지금 묻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둘러싼 현직자들의 답변 변화도 눈에 띄었다. 조 대표는 "청년들은 AI를 안 물었는데 현직자가 AI를 얘기해준다. 그 질문은 AI와 맥락과 관계가 없었다"며 청년들이 AI를 직접 묻지 않은 질문에서도 현직자들이 AI 활용을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직자들이 AI를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AI가 유망한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직접 활용해 경험과 자산을 만들라는 조언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지금 AI의 의미는 '직접 쓰세요'라는 어떤 도구적 정의로서 많이 다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직접 써보고 배워보라는 말이 21%에서 약 40%까지 늘었다. AI로 우리 일이 대체될 것이라는 비중은 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업에서 많이 쓰고 계신다.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AI라는 것이 현업에 계신 분들은 이걸 내가 어떻게 밸류를 창출하고 확장시킬 그 도구로 최대한 지금 활용하고 있는 여정으로 보이는 것 같다"며 현업에서 AI를 실제 도구로 활용하는 흐름을 강조했다.
다만 AI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바꿀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3년 뒤는 잘 모르겠다. 에이전트가 들어오고 많이 바뀌면 워크플로우가 전체 다 바뀔 거니까요"라며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에 "청년들은 대부분 어떤 경험이 지금 좀 필요하다. 기업에서 요구하고 있다"먀 '경험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현재의 일경험 프로그램이 청년에게 적지 않은 시간 투자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일경험이 생각보다 시간을 좀 많이 써야 된다. 저희는 그런 어떤 시간 투자와 관련된 의사결정이 좀 더 가벼운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업 종사자와 짧게 만나거나 원데이 프로젝트를 해보는 방식처럼 작은 경험을 여러 차례 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청년은 불안을 마련하는 대신에 어떻게 준비할지를 묻고 있었다. 그런데 문이 좁다. 일자리가 굉장히 적으니까"라며 취업 이후의 재직 청년에게도 이직과 경력 설계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대표는 청년을 지나치게 절망적인 존재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어디선가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고 이제 그 친구들이 나와서 막 전투를 하고 있다"며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생활의 완성, 이동으로 증명"
세 번째 발표를 맡은 윤종수 대표는 청년이 집을 구하고 일자리를 얻는 것만으로 생활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 둘을 연결할 '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동은 단순히 장소를 바꾸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게 해주는 수단입니다."
누군가는 미래를 위해 학교로 가고 누군가는 자아실현을 위해 일터로 가며 또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공유 모빌리티 약 3억건의 탑승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의 53%가 2030세대였고 탑승 건수 기준으로는 57%가 2030세대였다고 밝혔다.
캠퍼스에서는 방학이 끝난 뒤 이동량이 약 2.6배 늘었고 기말고사 기간에는 방학 때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출퇴근 시간대 이용량도 평소보다 약 50% 늘었다. 윤 대표는 "정류장에서 강의실까지, 자취방에서 학교까지 짧은 거리는 학생들에게 매일 반복되는 이동이고 해결해야 되는 이동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이동은 계속된다. 출퇴근뿐 아니라 퇴근 뒤 약속이나 부업, 대리운전 이후 귀가까지 이동의 목적은 다양했다.
윤 대표는 서비스 출시 초기 직접 고객 응대를 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한 이용자의 전화를 떠올렸다. 대리운전을 하던 이용자는 과거 일을 마친 뒤 버스를 기다려 집까지 돌아가는 데 약 40분이 걸렸지만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한 뒤에는 15~20분 정도면 귀가할 수 있었다.
윤 대표는 이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짧은 이동 수단 하나, 이동이 제약된 문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 청년의 하루는 시간과 비용이 더 증가하는 문제와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이동수단이 사라질 경우를 놓고 이용자들에게 물은 결과 82%는 생활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고 60%는 교통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편도 이동시간이 10분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이용자도 있었으며 20분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3%였다.
그렇다고 이동권을 위해 보행자의 안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윤 대표가 오히려 강조한 것은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는 방식이었다."과연 보행권과 이동권을 반드시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될까"고 말한 윤 대표는 안전한 주행 공간을 확보하고 위험 운전과 불법 주차를 강하게 단속하는 한편 위험 구간의 속도 제한과 주차 공간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기보다 준비를, 경험을 하는 청년들
이날 세미나에서 세 연사가 각각 다른 영역을 이야기했지만 그 안에서 반복된 것은 '포기'보다 '준비'와 '경험', '이동'이었다.
김지연 리드가 바라본 청년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자산 형성 방식을 바꾸고 있었다. 조윤진 대표가 만난 청년은 취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윤종수 대표가 제시한 청년은 주거와 일자리 사이에서 이동 자체를 삶의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결국 'N포세대'라는 표현만으로는 2026년 청년들의 움직임을 모두 담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의 장벽은 분명 높았다. 집값과 소득의 격차, 좁아진 취업문, 경력 관리의 부담, AI에 따른 업무 변화, 출퇴근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늘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는 체념보다는 대응에 가까웠다.
김 리드는 "청년들은 어느 때보다 전략적으로 똑똑하고 스마트하게 움직인다"고 했고 조 대표는 "현직자의 답은 직무와 경험"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동도 할 수 있어야 되고 일하고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거창한 해답 하나가 아니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집을 마련하기 위한 작은 자산 형성의 기회, 현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짧은 접점, 학교와 직장을 오갈 수 있는 안전한 이동수단처럼 당장의 삶을 조금씩 앞으로 밀어주는 조건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발표 말미에 이동의 의미를 다시 정리했다.
"단순히 여기서 저기 가는 것뿐만 아니라 저희가 목적을 위해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통해서 저희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날 세미나가 보여준 2026년 청년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기한 것이 아니라 높은 장벽을 넘기 위해 방법을 바꾸고 있었다. 'N포세대'라는 이름만으로는 그 움직임까지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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