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 “군대 안 갑니다” 죄인가···우리도 군대 가기 싫었다

김현우 기자 2026. 10. 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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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혁 양민혁 선수 병역 발언 논란
솔직한 감정에 도덕적 잣대 들이대
완전 면제 아닌 체육요원 편입 제도
낡고 불공정한 제도 국회가 고쳐야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기혁 양민혁 선수의 병역 특례 발언을 두고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수의 개인적 감정을 탓하기보다 제도의 근본적인 불공정성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병무청 규정에 따르면 이들이 받는 혜택은 34개월간 544시간 공익복무를 수행하는 체육요원 편입이다. 합법적인 규칙에 따라 혜택을 얻은 청년들에게 억지 애국심을 강요하는 사회적 압박을 멈추고 특정 종목에만 혜택이 쏠리는 낡은 제도를 국회에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요약

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기혁 양민혁 선수의 병역 특례 발언을 향한 비난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② 현재 병무청 규정상 이 혜택은 완전한 면제가 아니라 34개월간 544시간 공익복무를 뜻하는 체육요원 편입이다.

③ 솔직한 동기를 억압하며 억지 애국심을 강요하기보다 특정 종목에 혜택이 집중된 불공정한 특례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기혁 양민혁 선수의 병역 특례 발언 논란과 관련해 선수를 향한 과도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공정한 체육요원 편입 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태극기 게양이 이뤄지지 않자 금메달을 획득한 엄지성이 게양대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솔직히 말해 대한민국 건강한 청년치고 군대 가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군대 가기 싫다"는 마음은 좁은 이코노미석에 앉기 싫은 것만큼이나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자유를 잠시 내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방의 의무를 지키기 위한 행동과 본능은 다르다. 국가 단위 체육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병사 모두 애국심은 기본 아닐까. 그런데 "군대 안 가요" 한 마디에 갑자기 애국심을 의심하고 군인을 모욕했다며 비난을 퍼붓는다. 

현재 병무청 규정상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이 받는 국방 혜택은 완전한 면제가 아니다. 34개월간 해당 분야에서 뛰며 544시간 공익복무를 해야 하는 체육요원 편입이다. "군대 안 간다"는 선수들의 말 자체가 제도를 다 담아내지 못한 가벼운 일상어에 불과하다.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피한 범죄자와 국가가 정해준 규칙 안에서 죽어라 뛰어 합법적 요건을 따낸 선수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국가가 특정 대회 금메달에 병역 특례라는 커다란 당근을 매달아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근을 보고 죽어라 뛰라는 거다. 그런데 막상 당근을 얻은 사람이 "사실 이 당근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순간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된다.

제도는 보상을 향해 달리라고 만들어 놓고, 여론은 보상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는 듯 훌륭한 성인군자 연기를 하라고 강요한다.

표현의 배려 부족과 편 가르기

러시아 물리학자 바딤 젤란드가 말한 트랜서핑의 펜듈럼이 정확히 작동하는 지점이 여기다. 펜듈럼은 사람들의 감정과 에너지를 먹고 자라는 집단적 생각 덩어리다. 국가대표는 오직 국가의 영광만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거대한 펜듈럼은 개인의 솔직한 동기를 나쁜 것으로 여긴다. 경기력이나 규칙 준수 여부보다 얼마나 그럴싸한 애국심의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따지려 든다.

마음속은 알 길이 없으니 결국 겉으로 뱉어내는 뻔한 모범답안에 점수를 주는 겉과 속이 다른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번 논란을 "솔직해서 좋네"라고 대충 넘어가자는 걸까. 선수들이 "메달보다 병역 혜택이 먼저"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분명 짚고 넘어갈 구석이 있다. 술자리 친구들 앞에서의 환호와 전국구 마이크 앞에서의 인터뷰는 무게가 다르다.

그 마이크 너머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추위와 더위 속에서 청춘을 바치고 있는 장병들 그리고 그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이 있다. 나에겐 해방의 기쁨이 누군가에겐 허탈감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배려의 필터가 빠졌다. 국가대표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달게 받아야 한다.

진짜 과녁은 제도의 불공정성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모 국회의원처럼 "군대가 혐오시설이냐"며 화를 내는 건 심각한 비약이다. 군 복무라는 무거운 의무를 덜고 싶어 하는 마음과 그 의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이들을 무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내가 이코노미석에 앉기 싫다고 해서 이코노미석 승객들을 미워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펜듈럼이 덩치를 키우는 방식은 늘 이런 식이다. 발언의 적절성을 따지던 논의가 순식간에 군인을 존중하느냐, 무시하느냐는 편 가르기식 사상검증으로 바뀐다. 선수를 감싸면 군인의 희생을 깎아내리는 매국노가 되고, 제도를 비판하면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질투의 화신으로 떨어진다. 결국 남는 건 핏대 세운 감정싸움뿐 정작 중요한 논의는 사라져 버린다.

날카롭게 짚어야 할 과녁은 논란을 반복해서 만드는 제도 그 자체다. "나도 군대 가기 싫었다"는 감정과 "왜 하필 축구랑 야구 금메달만 혜택을 주느냐"는 질문은 어긋나지 않는다. 시대가 변했고 인구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특정 종목, 특정 성과에만 혜택을 몰아주는 현재의 특례 제도가 과연 지금 대한민국 실정에 맞는지 따져 묻는 건 당연한 순서다.

선수들이 우승 직후 눈물을 흘리며 "이 영광을 국군 장병들에게 바칩니다"라고 완벽한 모범답안을 읊었다면, 병역 특례 제도의 근본적인 불공정성이 사라지는가. 아니다. 바른 소감 한마디에 덮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면 애초에 그 제도의 공정성 기준이 얼마나 엉성한지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선수들에게 억지 애국심을 연기하라고 강요하지 말자. 입대가 두려웠던 마음까지 아니라고 윽박지르는 건 폭력이다.

규칙을 지키며 금메달을 딴 청년에게 요구할 것은 표현의 배려 정도면 충분하다. 제도가 불공정해서 화가 난다면 국회를 향해 돌을 던지고 규칙을 뜯어고쳐라. 비즈니스석 승급 제도가 마음에 안 든다고 정당하게 퀴즈 풀고 당첨된 승객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짓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 펜듈럼: 러시아 물리학자 바딤 젤란드의 개념으로 사람들의 감정과 에너지를 먹고 자라며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대한 사회적 생각 덩어리나 집단 의식을 뜻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또는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