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1500억달러 줬다…관세 낮추려면 대가 치러야"
구체적 사업 미확정에도 이미 지급 주장
한화 필리조선소 투자도 성과로 내세워
알래스카 LNG 이어 대미 투자 압박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1500억달러 규모 대미 조선업 투자를 이미 제공받은 것처럼 언급하며 관세 인하의 '대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인 투자 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관세 정책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 스패로스 포인트에서 열린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의 신규 조선소 투자 행사에서 "한국은 최근 우리에게 1500억달러를 제공했다"며 "그 돈은 전부 조선업에 들어간다. 한국이 자국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관세를 낮추고 싶어 한다"며 "나는 '그러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500억달러는 지난해 11월 한미 무역합의에 포함된 조선업 투자 규모다. 당시 양국은 한국이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사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한국이 미국에 1500억달러를 이미 지급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 한화가 필라델피아의 유서 깊은 조선소를 되살리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 확대 등을 위해 5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달 30일 나머지 2000억달러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1호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은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논란을 빚었다.
우리 정부가 투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나는 앞서 나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합의하지 않으면 한국에 청구할 금액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전하라"고 압박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세 정책을 통한 투자 유치 성과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스패로스 포인트에는 안두릴이 37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조선소를 건설한다. 미 해군도 29억달러 규모의 잠수함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널-2'로 명명된 이 시설에서는 버지니아급 핵추진 공격잠수함의 핵심 부품과 자율운항 잠수함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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