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교생 ‘교육개선 시위’에 전 연령대 동참…전국 확산

정의길 기자 2026. 10. 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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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프랑스의 고교생 시위가 전 연령대의 시민이 참가하며 확대되고 있다.

6일 파리 등 프랑스 전역에서는 학부모, 교사, 노조원, 대학생 등 모든 연령과 직종의 시민들이 참가해, 부실한 학교 교육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25만6천명의 시위대가 참가했고, 파리에서는 5만6천명이 모였다.

고등학생 노조는 프랑스 전체 고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봉쇄되거나 휴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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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교사·노조·대학생 등 전국 시위 참가
총리, “수십년만의 가장 무거운 대가”
트럼프는 통제불능 이민 탓으로 돌려
프랑스 파리에서 6일 열린 교육 환경 개선 시위가 끝나면서 충돌이 일어나자, 경찰이 개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프랑스의 고교생 시위가 전 연령대의 시민이 참가하며 확대되고 있다.

6일 파리 등 프랑스 전역에서는 학부모, 교사, 노조원, 대학생 등 모든 연령과 직종의 시민들이 참가해, 부실한 학교 교육 개선을 요구했다. 고교생들의 요구에 세대를 아우르는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파리에서는 수천 명의 학생들과 지지자들이 도시의 주요 광장인 공화국광장에서 나시옹까지 약 3.5㎞를 행진하며 교원 부족, 과밀 학급, 노후화된 학교 건물 등의 현실을 규탄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25만6천명의 시위대가 참가했고, 파리에서는 5만6천명이 모였다. 주요 노조들은 전국적인 시위 참여자가 정부 추산의 2배 가까운 45만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파리,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경찰은 행진 대열 외곽의 폭력 시위대를 분리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충돌했다. 마르세유와 낭트에서는 시위대가 “국가가 공교육을 죽였다”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툴루즈에서는 학부모들이 시위 행렬 맨 앞에서 팔짱을 끼고 도심을 행진했다.

파리 경찰청은 파리에서 복면이나 후드를 쓴 300여 명의 시위대가 공권력과 대치하면서 충돌이 발생했고, 그 외 지역에서는 대체로 큰 불상사 없이 시위가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상점 수 곳이 파손되었다. 내무부는 이날 하루 동안 488명이 체포되었고, 진압 대원 4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의원들에게 지금까지 충돌 과정에서 최소 215명의 청소년과 85명의 학교 임직원이 다쳤다며, “교육 현장이 치른 수십 년 만에 가장 무거운 대가”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경찰관도 700명 이상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학생 시위는 9월 파리 외곽의 소외 지역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학생들은 누수부터 쥐 떼 창궐에 이르기까지 학교 건물 시설의 노후화 및 유지보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고등학생 노조는 프랑스 전체 고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봉쇄되거나 휴교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 교육청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려 시도했다.

인권 단체, 학생, 학부모 단체는 당국이 미성년자에게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는 시위대가 외부 세력에 의해 오염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도심 폭력으로 변질되었다고 맞서고 있다. 법무부는 5일 기준 미성년자 1483명을 포함해 1800명 이상이 각종 혐의로 기소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 사태는 내년 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극우 및 극좌 포퓰리즘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대중의 분노가 분출된 가장 최근의 사례다. 프랑스 정부는 저성장 속에서 국가 부채를 줄여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2024년 의회 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여권 연합이 과반을 잃은 이후 예산안 통과 등 기본적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르코르뉘 총리와 주요 장관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장관들에게 학생들의 주요 요구 사항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는 교사 보충,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일과 시간 재검토, 점심시간 연장 등이 포함된다. 르코르뉘 총리는 노후화된 학교 건물 수리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관련 장관들에게 10월 말까지 1차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 개혁을 실행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의 증가하는 부채와 저성장, 지출 감축에 대한 미온적 태도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24년 만에 최고치인 5%를 돌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 평가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교육 지출은 물가상승률을 밑돌고 있으며, 프랑스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는 이 기구 회원국 국가들에 뒤처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프랑스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이민 정책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 시위는 학교 문제가 아니라 이슬람이 한때 위대했던 국가를 점령하려는 문제”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 종교나 이민 문제와는 무관하며, 교원 부족과 예산 미비에 집중되어 있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조차 이번 시위를 프랑스의 이민 정책과 연관 짓지 않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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