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실 “韓, 정유능력 상실한 러에 도움 줘”

파리/원선우 특파원 2026. 10. 7.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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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키이우, 서울의 ‘친러’ 행보에 불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뉴스1

블라디슬라우 블라시우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재 담당 보좌관은 6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이 러시아에 경유 등을 공급했다는 외신을 인용하며 “한국의 (대러시아) 제재 정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최근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 여부를 두고 외교 갈등을 벌이는 도중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한국이 러시아에 사실상 ‘에너지 공급’을 했다며 비판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지난 7~8월 유조선 7척이 14차례에 나눠 울산, 여수 등 한국의 여러 항구에서 실은 총 17만6000t 이상의 석유 제품을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수송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로 공급된 석유 제품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의 공세로 러시아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경유였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주유소 습격 작전’으로 산유국이기도 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망을 마비시킬 때 한국이 가뭄에 단비 격으로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블라시우크 보좌관은 “(한국의 대러 석유) 공급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정제량이 줄고 러시아에서 연료 부족이 발생한 바로 그 시점에 시작됐다”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사실상 러시아의 자체 정유 능력 상실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옥죄기 위해 석유 시설을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석유 공급은 서방의 대러 압박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블라시우크 보좌관은 다른 소셜미디어에 한국의 대러 정책을 ‘긍정적’, ‘부정적’ 측면으로 나눠 분석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 포괄통제 항목을 확대한 점, 북한과의 군사 협력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기관 등을 제재한 점 등을 들었다. 반면 부정적 측면으로는 대러 석유 공급에 더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참여하지 않았고 러시아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상당량 계속 구매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나프타 수입 재개도 검토했다”고 썼다.

한국 외교부는 가디언에 “대외무역법에 따라 전략물자뿐 아니라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1402개에 달하는 비전략 물자까지 포함해 수출 통제 대상을 확대했고, 이를 엄격히 집행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운 재건을 끌어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고위층은 이미 한국의 ‘친러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며 상당한 불만을 보이고 있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28일 보도하기도 했다. FT는 “키이우의 고위 관리들은 서울과 모스크바 간 경제 관계가 밀접해지는 데 깊은 불만을 드러냈다”며 “이들은 지난 7월 정제 연료 3만t이 (한국에서) 러시아로 이전된 사례를 지목했다”고 했다. 한국이 지난달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한 북극 항로 시험 운항도 실시한 사례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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