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도 없는’ 고우석…LG는 더 속 쓰리다
규정상 가을야구 등판 못 해
팀에게는 ‘신기루’ 같은 존재

LG 마무리 손주영은 지난 3~4일 잠실 KIA전에 이틀 연속 등판했다. 9월30일 SSG전 부진 뒤 이틀 쉬고 다시 나선 3일 경기에서 4-4로 맞선 9회초 1사 1·3루 결승점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4일에는 3-2로 앞선 8회초 2사 1루 등판했으나 연속 2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 블론세이브 했다.
LG는 현재 케네디, 고우석, 손주영으로 필승계투조를 꾸리고 있다. 선발 투수였던 손주영은 올해 뒷문 비상사태 속에 마무리를 갑자기 맡아 맹활약을 해줬다. 30세이브나 거뒀고 LG가 수많은 악재 속에서 한때 선두권 싸움까지 할 수 있게 한 가장 큰 동력이었다. 그러나 40경기를 넘긴 9월 말부터 손주영은 흔들거리고 있다. 최근 등판한 3경기에서 2차례 블론세이브를 하고 2패도 안았다. 너무 한정적인 필승조 중에서도 손주영이 헤매기 시작한 것은 가을야구를 앞둔 LG의 첫번째 불안요소다.
순위 싸움 중인 현재는 ‘대안’이 있다. 9월 합류한 고우석이 손주영이 쉬거나 안 좋을 때 마무리로도 나간다. 그러나 7월31일이 지나 LG로 복귀한 고우석은 포스트시즌에는 등판할 수 없다. LG는 고우석 없이, 케네디와 손주영을 축으로 가을야구를 치러야 한다. 준플레이오프로 바로 가든, 와일드카드까지 치르게 되든 LG가 포스트시즌을 생각하면 가장 크게 안고 있는, 예고된 고민이 막바지 손주영의 부진으로 더 두드러진다.
염경엽 LG 감독은 “고우석이 포스트시즌에도 나갈 수 있다면 마무리를 바꿨을 것”라고 했다. 5일 KIA전에서 역전 홈런은 맞았지만 ‘전 마무리’ 고우석은 정상적이라면 현재 LG가 마무리로 세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그러나 가을야구를 생각하면 LG에게는 신기루 같은 존재다.
정상적이라면 LG의 필승계투조였어야 할, FA 계약을 맺은 장현식, 함덕주가 전혀 몫을 해주지 못한 것이 지금 LG 불행의 시작이다. 장현식은 현재 1군에 있지만 패전조로 나간다. 함덕주는 7월을 마지막으로 1군에 없다. 돌아온 김강률은 연투는 못한다. 베테랑 김진성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LG는 올해 김진수, 우강훈 등 새 젊은 투수들의 활약에 손주영의 변신을 더해 버텼지만 시즌 막바지 중요한 지점에서는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어찌 됐든 손주영을 가을야구에서도 마무리로 기용해야 하는 터라 손주영의 회복을 기다려야 한다.
LG는 복귀한 고우석의 연봉을 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잔여시즌이 3개월이라 그 중 1억5000만원을 받는다지만, 실제 고우석이 뛰는 기간은 한 달 조금 넘는다. 9월4일 삼성전에서 첫 등판한 고우석은 10월 5일 KIA전까지 한 달 간 12경기에서 나가 16이닝을 던졌다. 그 중 절반을 1이닝 초과, 멀티이닝을 던지며 짧은 시간 ‘몸값’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LG는 마운드 현실과 빅리그 진출을 소망했던 고우석의 꿈 사이에서 여러 번 타이밍이 어긋났고 계획이 틀어졌다. 고우석이 왔지만 이미 LG 불펜은 포스트시즌을 위한 계산을 달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무리 손주영의 슬럼프 속에서, 포스트시즌에 기용할 수 없는 고우석을 데리고 포스트시즌 최대한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현재 LG의 가장 쓰라린 지점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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