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노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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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의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는 순간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둘뿐이다. 바둑에서도 수읽기나 계산에 확신이 없는 채, 당장 다음 수만 좇다보면 이런 어중간한 수가 나온다. 이런 패턴을 한 수 한 수만 뜯어보면 왜 그랬는지 이해는 간다. 하지만 판 전체 흐름으로 보면 확실한 공격도 수비도 아니어서 스스로 자신의 다음 착점을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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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조 4강 <4>



신호등의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는 순간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둘뿐이다. 멈추거나 통과하거나. 어느 쪽이든 마음을 정하고 가면 대체로 안전하다. 위험한 것은 멈추려다가 통과하고, 통과하려다 멈추는 식의 어중간한 망설임이다. 속도도 거리도 계산하지 못한 채,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경우다. 바둑에서도 수읽기나 계산에 확신이 없는 채, 당장 다음 수만 좇다보면 이런 어중간한 수가 나온다. 공격하려고 붙였다가 상대가 반발하자 물러서고, 지키려고 늘었다가 다시 조바심에 무리한 반발을 하는 식이다. 이런 패턴을 한 수 한 수만 뜯어보면 왜 그랬는지 이해는 간다. 하지만 판 전체 흐름으로 보면 확실한 공격도 수비도 아니어서 스스로 자신의 다음 착점을 어렵게 만든다. 초읽기에 몰릴수록 확신이 없는 어중간한 수가 늘어나는 이유와 같다. 생각이 끝나기 전에 손이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란불은 몇 초에 불과하지만, 마음을 정한 사람에게는 충분하고, 정하지 못한 사람에겐 가혹하다.
한승주 9단이 흑1로 넘어가자, 박정환 9단은 백2에 단수 치며 패를 유도한다. 팻감이 없는 흑은 흑5, 7로 하변에서 삶을 도모한다. 이때 등장한 백8, 10의 수순이 박정환 9단의 명쾌한 수읽기. 흑이 7도 흑1에 막아서 받으면 백2, 4의 결행이 성립한다. 백8의 끼움수가 성립하기 때문. 한승주 9단은 어쩔 수 없이 실전 흑11로 하변을 보강한다. 중앙에 뜻밖의 연타를 당한 흑은 흑13에 뻗었는데, 이 수가 큰 실착. 8도 흑1에 붙여서 차단하려는 백의 약점을 노려야 했다. 백4의 차단에 흑7로 양단수와 끊음이 맞보기다. 백이 실전 백20을 활용한 후 백22에 끊자 흑이 잡히며 손해만 누적됐다.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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