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중수-공소청장 대행 국무회의 불러 “네편 내편 없이 수사”

박훈상 기자 2026. 10. 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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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6일 국무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답게 네 편 내 편, 여야 가릴 것 없이 힘 있는 소위 사회 지도층, 많이 배우고 가진 사람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일말의 망설임 없이 엄정하게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수청과 공소청 안팎에선 "청장이나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정기 참석하면 '살아 있는 권력' 견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 직무대행과 이 직무대행,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무회의에서 강조했던 내용을 재차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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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지경
억울한 사람 없게 총력 다해야”
수사기관장 국무회의 참석 두고
野 “수장 길들여 비리 덮겠단 의도”
전종민 중대범죄수사청장 직무대행,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왼쪽부터)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6일 처음 참석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억울한 사람도 부당하게 이익 보는 사람도 없게 공정한 사회질서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6일 국무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답게 네 편 내 편, 여야 가릴 것 없이 힘 있는 소위 사회 지도층, 많이 배우고 가진 사람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일말의 망설임 없이 엄정하게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밝혔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날 국무회의에는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차장)과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하지만 중수청과 공소청 안팎에선 “청장이나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정기 참석하면 ‘살아 있는 권력’ 견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 李 “억울한 사람 없게 총력”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 직무대행과 이 직무대행의 인사말이 끝나자 “국민이 의구심을 가지는 사건들에 대해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억울한 사람도 부당하게 이익을 보는 사람도 없게 공정한 사회, 질서를 반드시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이 맡긴 엄청난 권력을 가진 수사·공소기관이 개인을 상대로 억울한 일을 만들거나 방치하면 결코 안 된다”며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방치해선 안 되기에 균형을 잘 이뤄야 하는데 결국 엄정함과 공정함, 실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억울하다’는 표현을 8번 썼다.

이 대통령은 해체된 검찰을 겨냥해선 “어느 순간부터 국가가 권력을 악용해 개인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며 “‘덮어서 벌고 만들어서 출세한다’ 무슨 말인지 다들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 검찰이 수사해야 할 사건을 덮어서 사익을 취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 실적을 올려 출세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소개하며 폐지된 검찰청을 비판한 것. 이어 “결국 오늘날처럼 수사와 공소 기능을 분리할 뿐만 아니라 소속까지 바꾸는 이런 상황까지 왔다”며 “국민의 역사적 결단”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 직무대행과 이 직무대행,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무회의에서 강조했던 내용을 재차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청장과 공소청장 직무대행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부처뿐 아니라 부처 소속 외청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령인 국무회의 규정은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중앙행정기관 청의 장과 중요 직위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검찰총장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 보장을 이유로 청와대와 직접 접촉을 가급적 피하고, 청와대가 전달할 사항이 있을 때도 법무부를 통해 총장 참모에게 전달하는 것이 관례였다.

수사기관 수장들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사기관장들을 길들여 이재명 정부 비리를 덮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장 대통령이나 청와대 고위 간부가 국무회의를 마친 뒤 수사 현안과 관련해 청장을 따로 보자고 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 “국어 문법 안 맞는 엉터리 단어 많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장례식장 화환 관련 표준 약관을 개정했다고 보고하자 “보통 조화(弔花)라고 하지 않나. 경사에 쓰는 꽃을 화환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국어 문법에 안 맞는 엉터리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누군가는 지적해야 언어가 정상적으로 발전한다”며 ‘저희 나라’, ‘대인배’ 등을 예로 들었다.

서울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光化門)의 한글 현판 추가 설치와 관련해선 “병기 정도는 괜찮겠다는 게 제 생각이지만 제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며 “내년까지는 결판을 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좌(左)아하게’ 같은 단어 태연하게 SNS에 올리면서 ‘문법’ 타령하면 되겠는가”라며 “화환에 ‘축하화환’도 있고 ‘근조화환’도 있는 것이다. ‘조화’는 아예 ‘화환’과는 다른 물건”이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광화문 현판은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논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대통령이 함부로, 제멋대로 건드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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