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지난해 말 ‘삼전닉스’ 매수한 격이네…KT처럼 ‘성투하세요’

이정호 기자 2026. 10. 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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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위)와 최현준. KT위즈 제공
98억에 데려온
FA 이적생 김현수·최원준
‘오버페이’ 논란 있었지만
“저점매수” “신의한수”
평가 확 뒤집혀
팀타율 1년만에 9위→1위
환골탈태 KT 타선 해결사된 金
‘단일시즌 최다안타 新 도전’ 崔
5년만에 통합우승 도전
일등공신으로 급부상

지난해 6위로 추락하며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는 시즌 직후인 11월 25일 하루 자유계약선수(FA) 영입으로 총액 98억원을 지출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LG 우승 주역인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와 3년 50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총액 20억원)에 사인한 데 이어 같은 날 FA 외야수 최원준 영입까지 발표했다. 최원주은 4년 최대 48억원(계약금 22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인센티브 6억원)의 조건이다.

KT는 지난 오프시즌 유격수와 중견수 쪽 센터라인 보강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FA 시장에서 타깃으로 했던 내야수 박찬호(두산), 외야수 박해민(LG) 영입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들었다. 내부 FA인 강백호(한화)의 이탈도 막지 못했다. 이들 둘의 영입은 당초 원하던 영입 대상을 놓치자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충분히 우려되는 지점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MVP긴 했지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타선에 1988년생인 김현수를 영입했고, 안전 장치 없이 3년 50억원을 전부 보장 금액으로 안겼다. 최원준을 영입한 행보에는 더 많은 물음표가 따랐다. 최원준은 리그에서 주목받는 젊은 외야수지만 FA 신청 자체가 의외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FA 신청 시즌에 부진했다.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던 지난 7월 KIA에서 NC로 트레이드 됐고, 이렇다할 돌파구 없이 126경기 타율 0.242에 6홈런 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21로 시즌을 마쳤다.

무엇보다 최원준은 FA A등급 선수다. KT는 최원준을 영입한 뒤 전년도 연봉(4억원)의 200%인 8억원과 20인 외 보호 선수 1명도 NC에 보상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둘을 영입한 선택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둘은 5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KT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팀 타율 9위(0.253)였던 KT는 올해 1위 팀(0.283)으로 환골탈태했다. 화끈한 장타력의 팀은 여전히 아니지만, 시즌내내 소총부대로 견고한 득점력을 보였다. 기대 득점은 지난해 4.40점(리그 평균 4.70점)에서 5.47점(리그 평균 5.03점)으로 1점 가까이 늘었다. KT는 올해 팀 안타(1385개), 팀 출루율(0.365)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 테이블세터로 팀 공격 선봉에 나선 두 선수의 영향력이 컸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김현수는 시즌 스탯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존재감은 여전했다. 김현수는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5를 치며 13홈런 93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768를 기록했다. 안타 생산력은 지금도 꾸준하며, 팀의 필요에 따라 진루타나 해결사(득점권 0.333) 역할까지 해내며 팀의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최원준 영입은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최원준은 FA 첫 시즌에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원준은 1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2를 기록 중이다. 타격 선두권 경쟁에서 한 번도 밀리지 않을 만큼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했다. 9홈런 72타점에 득점권 타율 0.351로 찬스에도 강했고, 27도루를 성공시키며 120득점을 올렸다. OPS는 0.912에 달한다. KT의 리드오프와 외야 고민을 모두 지운 활약이다. 최원준은 현재 200안타를 넘어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에 도전 중이다.

이들 선수들이 안착하면서 부실했던 백업 자원도 견고해지는 후속 효과로 이어졌다. 시즌 중 한 달 이상의 안현민, 장성우, 허경민 등 주축 타자 부상 공백도 잘 이겨낸 원동력이 됐다.

주장 장성우는 “우리 팀에 새로 합류한 타자들은 교타자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타석에 서면 쉽게 죽을 것 같지 않다”며 “(과거)LG를 상대할 때 힘들었던 점은 타자들의 삼진이 적고 콘택트 능력 좋아서다. 지금은 우리 팀에도 그런 타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KT는 팀의 중심 타자인 강백호와 결별하며, 30대 후반의 베테랑 타자와 늘 조금 아쉬웠던 20대 후반 타자를 데려왔다. ‘오버페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현 시점에서는 ‘저점 매수’였다는 팬들의 박수가 이어진다. KT의 선택이 5년 만에 대권 도전 기회로 이어지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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