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재고 회복 최대 2년”… 각국, 에너지 수출 빗장

이동훈 기자 2026. 10. 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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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원유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동절기 난방 수요 확대가 점쳐지자 세계 각국이 앞다퉈 '에너지 수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석유제품 수출 제한 및 수출 허가 보류에 나서면서 외교 마찰까지 빚어지는 양상이다.

앞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대규모 정제 설비를 갖춘 주요국은 수출 제한을 재고해야 한다"며 "수출 금지나 제한이 장기화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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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열려도 석유 압박 심해져”
아람코 CEO, 공급난 장기화 경고
中, 홍콩-마카오 외 이달 수출 중단
美는 EU와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IEA 이어 G7 “금지 조치 자제해야”
미국과 이란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원유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동절기 난방 수요 확대가 점쳐지자 세계 각국이 앞다퉈 ‘에너지 수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석유제품 수출 제한 및 수출 허가 보류에 나서면서 외교 마찰까지 빚어지는 양상이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최고경영자(CEO)가 원유 공급난 장기화를 경고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인텔리전스 포럼’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되고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석유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며 “당장 필요한 수요 등을 감안하면 줄어든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와 페트로나스 등 주요 에너지 기업 수장들도 글로벌 정제 설비 부족을 지적하며 공급망 대혼란이 2027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동 분쟁으로 원유 수급 문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북반구가 난방철에 진입한 것도 수급난을 부추기고 있다. S&P글로벌에너지는 “원유 재고는 낮고 여유 정제 능력은 부족한데 ‘계절적 수요’가 하필 최악의 시점에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유 소매가는 갤런당 6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수출에 브레이크를 걸며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유사들은 당국 방침에 따라 홍콩·마카오를 제외한 국가에 대해 10월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 시설이 타격을 입은 러시아도 정유사의 경유 수출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고, 휘발유 수출은 내년 1월까지 막아둔 상태다.

이에 동맹국 간 갈등도 불거졌다. 미국은 유럽연합(EU)에 향후 6개월간 비상용 경유 1억2000만 배럴을 풀라고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미국산 경유 수출을 막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주요 7개국(G7)이 2일(현지 시간) 4개월간 원유 및 경유 1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하고 나서야 미국은 수출 금지 카드를 거둬들였다.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안정적인 원유 정제 시설을 갖춘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중동과 러시아 설비가 차질을 빚는 가운데 미국, 중국, 인도 등과 함께 대형 원유 정제 설비를 돌리는 몇 안 되는 공급처다. 한국은 하루 337만 배럴로 세계 5위 수준의 정제 능력을 갖췄고, 세계 10대 정유 단지 가운데 3곳(울산·여수·대산)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8월 한국의 유럽행 휘발유·경유·항공유 수출은 역대 최대인 573만 배럴에 달했다.

다만 최고가격제와 함께 도입된 수출 규제로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3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휘발유·경유·등유의 월 수출량을 전년 동월 대비 100%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각국의 수출 통제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G7은 2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모든 에너지 생산국에 “시장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수출) 금지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대규모 정제 설비를 갖춘 주요국은 수출 제한을 재고해야 한다”며 “수출 금지나 제한이 장기화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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