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전시를 넘어 판매로… 밀라노에서 시장성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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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밀라노 팔라초 이심바르디. 이 유서 깊은 건축물에서 리슬, 무릇, 온다타, 신:서울, 하플리 등 국내 5개 한복 브랜드 옷이 소개됐다.
강 대표는 "이탈리아에서는 처음 시선을 끄는 옷으로는 한복의 전통적 특징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입는 옷을 고를 때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주밀라노총영사관 등이 지난달 밀라노 시립문화박물관에서 마련한 '한복: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 전시는 열흘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호응이 커서 이달 말까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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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복 해외거점 프로모션 개최
국내 젊은 브랜드 5곳 한복 선보여
밀라노 패션위크 연계… 4건 수주
유명 백화점-스쿨과 해외 진출 모색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주관한 ‘2026 한복 해외 거점 프로모션’ 현장이었다. 세계적 패션 행사인 밀라노 패션위크에 맞춰 열린 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한복이 실제로 팔리고 유통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밀라노 스튜디오 제타 쇼룸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상담에서는 리슬 3건, 무릇 1건 등 4건의 수주가 이뤄졌다.
● “생활 속에 쓰여야 살아 있는 전통”
공진원은 이번 행사에서 해외 판로 개척에 주력했다. 김경배 공진원장은 “전통은 현재 생활 속에 쓰일 때 살아 숨쉬게 된다”며 “디자인뿐 아니라 마감의 완성도까지 따지는 이탈리아 시장에서 한복이 높은 평가를 받는 걸 보고 산업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한복의 소비 접점은 넓어지고 있다. 공진원에 따르면 올해 7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찾아가는 한복상점’ 연계 프로그램에는 7000여 명이 참여했다. 8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한복상점’은 149개 브랜드가 참여해 40억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43%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이다.
김 원장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은 해외 유통시장에 진입하기에 유리하지만, 한복이라는 고유의 문화를 깊이 있게 알리기 위해서는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도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판매 상품 개발과 전통문화 체험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젊은 한복’, 행사복에서 일상복으로 변신
이번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리슬은 2018년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착용한 ‘사폭 바지’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다. 전통 바지 구조를 살리면서도 지퍼 여밈을 더해 활동성을 높였다. 현재 연 매출은 약 30억 원이다.
리슬 황이슬 대표(39)가 8년 전 처음 밀라노 시장의 문을 두드렸을 때만 해도 현지 반응은 “행사 때나 입는 옷 같다”며 냉담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베이지색, 회색 같은 차분한 색을 늘리고 리넨과 모달 등의 소재를 접목해 일상에서 입기 쉬운 옷을 선보였더니 3건의 수주로 이어졌다.
무릇 강나래 대표(34)는 지난해 공진원 ‘한복 웨이브 프로젝트’에 참여해 배우 박보검의 한복을 제작했다. 무릇은 한복의 네모난 깃인 방령깃을 디자인에 활용한다. 외국인에게 서양 패션의 스퀘어넥처럼 보여 비교적 친숙하게 받아들여진다. 강 대표는 “이탈리아에서는 처음 시선을 끄는 옷으로는 한복의 전통적 특징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입는 옷을 고를 때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리나센테 유통망부터 마랑고니 교육까지
공진원은 밀라노 대표 백화점 리나센테 관계자들과 만나 한복과 공예를 결합한 체험형 팝업스토어 개설을 논의했다. 현지에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한복을 단순히 진열하기보다 전통 한복 착용과 사진 촬영, 한국 공예품 전시 및 판매, K뷰티 등을 결합해 문화적 경험을 구매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세계적 패션 교육기관인 마랑고니 패션스쿨과는 한복 및 패션 분야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파올로 메로니 마랑고니 교장은 동아일보와 만나 “한복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전통적 형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인이 입을 수 있는 일상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현지 시민 관심도 높다. 주밀라노총영사관 등이 지난달 밀라노 시립문화박물관에서 마련한 ‘한복: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 전시는 열흘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호응이 커서 이달 말까지 연장됐다.
공진원은 밀라노를 첫 한복 해외 거점으로 삼아 현지 판매와 교육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한복과 공예, 현대 디자인이 시너지를 내는 지속 가능한 한복 산업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밀라노=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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