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막고 투자는 결실… KT wiz의 정규시즌 우승 동력

이영선 2026. 10. 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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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앞두고 강백호·황재균 공백
프론트, 김현수·최원준·한승택 보강
‘패닉바잉’ 우려… 결국 ‘신의 한수’로
FA·트레이드·외국인 농사도 성공적
이강철 감독 재계약은 ‘사실상 확실’

지난 5일 2026시즌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직후 kt wiz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뛰며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기모토, 우규민, 주권, 손동현. 2026.10.5 /kt wiz 제공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5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을 탈환했다.

kt는 지난해 정규시즌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력 누수가 생겼지만 눈에 띄는 보강이 없었다. 시즌 개막 전 kt를 우승후보로 꼽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의 예상과 달리 kt는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시즌 중반 잠시 주춤했으나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프런트의 지원과 현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 FA 영입 통한 주전 라인업 교체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중심타자 강백호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과 오재일이 은퇴했다.

이에 나도현 단장을 필두로 한 kt 프런트는 스토브리그 때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와 최원준, 포수 한승택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영입 당시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1988년생인 김현수는 에이징 커브(나이로 인한 기량 하락) 우려가 있었고, 최원준과 한승택은 앞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이에 kt가 당시 FA 대어로 꼽힌 강백호, 박찬호(두산) 등을 놓치고 ‘패닉바잉(불안감에 의한 사재기)’ 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패닉바잉’이 아닌 ‘신의 한 수’가 됐다. 200안타를 바라보는 리그 최고의 톱타자를 얻었고, 선수단을 이끄는 더그아웃 리더가 생겼다. 주전포수의 부상에도 안방은 흔들리지 않았다.

kt는 지난 시즌 팀 타율 9위(0.253)에서 올 시즌 타율 1위(0.282)로 상승했고, 지난 시즌 테이블세터 타율 8위(0.260)에서 올 시즌 1위(0.302)로 올라섰다. 팀 도루 저지율도 지난 시즌 0.133에서 0.241로 대폭 상승했다. 21차례 팀 도루 저지 중 한승택이 18회를 책임졌다.

■ 중장기 투자와 뎁스의 강화

kt의 투자는 1~2년 만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앞서 FA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상수, 오윤석, 장준원, 이정훈 등이 부족한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유망주 유준규의 성공적인 외야수 전향,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4년차 류현인의 활약에 이르기까지 kt의 야구는 그야말로 술술 풀렸다.

군 복무와 재활을 거치면서 어느새 필승조로 성장한 김정운처럼 kt는 단계적 육성을 통해 1군 가용 자원을 배출해냈다. 그 결과 뎁스가 강화되며 현장의 다양한 전술 적용이 가능해졌고 경기 운영도 한결 수월해졌다. 2년 전 경기당 평균 13.03명에 불과한 경기당 출전 야수가 올 시즌 14.12명으로 증가했다.

이강철 감독도 “이렇게 좋은 뎁스로 야구를 해본 게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 외국인 농사, 올해는 ‘풍년’

올 시즌 kt는 외국인 농사도 풍년이었다. 지난 시즌 부진의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었다. 이에 따라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용병 선수를 전면 교체했다.

kt는 올 시즌을 시작하며 투수 맷 사우어와 케일럽 보쉴리를 영입했고, 1루수 겸 외야수로 샘 힐리어드를 품었다. 하지만 보쉴리는 어깨 부상을 입어 이탈했고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사우어도 18경기 7승5패, 평균자책점 4.88로 부진에 빠졌다.

이에 kt 프런트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보쉴리의 대체 선수로 앨런 로건과 정식 계약을 맺었고, 사우어도 데이비스 대니엘로 전격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합계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5.83(투수 4.17, 야수 1.66)에서 올 시즌엔 15.22(투수 8.78, 야수 6.44)로 크게 증가했다.

힐리어드는 시즌 초반 KBO리그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퇴출 위기에 몰렸지만, 이강철 감독의 꾸준한 믿음으로 점차 실력을 발휘했다. 힐리어드는 6일 경기 전 기준 타율 0.303(14위), 41홈런(공동 1위), 128타점(1위)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리는 위치에 올라섰다.

■ 재계약 선물은 언제쯤?

‘강철매직’을 발휘하며 kt wiz를 5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이강철 감독. /kt wiz 제공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은 지난 2019년 지휘봉을 잡은 뒤 8년 연속으로 위닝시즌(승률 5할 이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창단 이후 매년 최하위권에 머물던 kt를 2019시즌 5할 승률(71승 2무 71패)과 리그 6위로 끌어올렸고 2020시즌에는 창단 최고 승률(0.566)과 함께 플레이오프 직행 성과까지 이뤘다.

2021시즌엔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뤘고, 올 시즌에는 구단 최다승과 최고승률 기록을 매 경기 갈아치우고 있다.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해도 구단 최초 6할대 승률이 예약돼 있다.

레전드 투수 출신답게 ‘강철 매직’의 핵심으로 투수 교체 타이밍이 꼽힌다. 혹사 논란도 있었지만 kt 투수들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았고, 부진하다가도 제 모습을 찾았다. 또 승부처에서는 이정훈, 오윤석, 김민혁 등 다양한 대타 옵션을 최적으로 활용하며 승부의 기울기를 뒤바꾸기도 했다.

이에 올해 kt와 계약 마지막 해인 이 감독의 재계약은 사실상 확실시 된 모양새다. kt 구단은 시즌 중반부터 내부적으로 이 감독과 재계약을 논의해 왔고, 이 감독과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도 ‘수원에 뼈를 묻겠다’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강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재계약 선물이 언제 도착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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