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장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뻥튀기’ 지적에 “과잉 추계된 측면 있다” 시인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전망에 대해 “과잉 추계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은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재전망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4GW(기가와트)에서 20.8GW까지 4개월 만에 뻥튀기됐다”고 지적하자 “과잉 추계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기업들이 필요하다고 제시한 AI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20.8GW 가운데 사업계획이 구체화했다고 판단한 10.8GW를 12차 전기본 수요 전망에 반영하는 내용의 ‘제12차 전기본 수요 재전망’을 지난 8월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산정한 2040년 데이터센터 순증 최대전력수요는 11.9GW로, 지난 4월 전망한 4GW의 약 3배로 늘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불확실한 데이터센터 수요를 보다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이 이어졌다. 박 의원은 “부지와 투자가 상당히 확정돼 있는 반도체 팹과 달리 데이터센터는 입지와 규모가 사업자 투자 판단에 따라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굉장히 불확실성이 큰 수요”라며 “제12차 전기본에서 데이터센터 수요와 반도체 팹 수요를 분리해 불확정 수요는 별도로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입주계약과 인허가, 실제 가동 가능성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산정에 적용된 에너지효율지수(PUE)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40년 데이터센터 PUE를 1.64로 가정했는데, 이 수치가 현재 세계 데이터센터 평균인 1.58보다도 높다는 지적이다. PUE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이 높다. 정 의원은 “앞으로 15년 동안 국내 데이터센터가, 현재 세계 평균보다도 전기를 더 먹는다고 본 것인데 에너지 효율을 낮게 가정해 수요를 과다하게 잡은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두 의원 질의에 “모두 감안해 2040년 수요 예측을 좀 더 정밀하게 예측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와 전력·물 사용, 제12차 전기본 추진 과정 등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김 장관은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비용이 가정에 전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택용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기본은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전력 정책 방향, 전력 수급 전망 등을 포함해 통상 2년마다 수립하는 계획으로, 제12차 전기본은 2026년부터 2040년까지의 계획을 담는다. 정부는 현재 제12차 전기본 수립을 앞두고 신규 원전의 역할에 관한 공론화 과정을 밟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3개월간 원전 공론 과정을 진행한 뒤 오는 12월 전기본 정부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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