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캉이, 진짜 정체 알고 보니 '위기종'이었다
등지느러미 사이 뚜렷한 융기선으로 흑상어 판별
성장·번식 느린 흑상어, IUCN ‘위기’ 종으로 분류
부캉이 보러 100만명 몰려…관광과 생태보호 과제로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을 찾은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례적인 상어 출현이 지역 관광의 새로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6일 부캉이를 근접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흑상어로 판별했다고 밝혔다. 암컷 여부는 배 쪽 생식기 모양을 살펴 판단했다. 흑상어와 무태상어는 외형이 비슷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쉽지 않지만, 첫째 등지느러미와 둘째 등지느러미 사이에 솟아 있는 뚜렷한 융기선이 흑상어의 특징으로 꼽힌다.
흑상어는 주둥이가 넓고 둥글며 위턱 이빨은 삼각형에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다. 태어날 때 몸길이는 약 70~100㎝이며 성장하면 최대 4.2m까지 자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열대·아열대·온대 해역에 분포하며 연안과 먼바다를 오간다.
특히 18~26도 안팎의 수온을 선호해 환경 변화에 따라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국내에서도 부산 인근을 비롯해 경남 남해, 강원 삼척, 전남 신안, 제주 등 여러 해역에서 발견돼 왔다.
먹이는 주로 물고기와 오징어다. 알을 낳는 어종과 달리 새끼를 직접 낳는 태생 어종이며 성장과 번식 속도가 느린 편이다. 이 같은 특성은 개체 수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흑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을 받고 있어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해양 생물이다.
문제는 부캉이가 머물고 있는 장소가 자연 해역이 아니라 도심 친수공원의 인공 수로라는 점이다. 수로에 장기간 머무는 과정에서 먹이 섭취와 수질, 수온, 유영 상태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먹이를 주는 행동도 상어의 행동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안전거리 확보와 현장 관리가 요구된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5일 기준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을 찾은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만큼 관람객 안전과 시설 관리, 상어의 스트레스 여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희귀한 해양생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이 쏠릴수록 생물 자체의 보호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앞으로 부캉이의 유영 모습과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예정이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할 방침이다. 100만명의 발길을 끌어모은 부캉이가 부산의 새로운 명물이 될지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관광객의 호기심과 야생동물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관리 체계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