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미국행 첫 가스터빈 출하…스페이스XAI에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대형 가스터빈을 처음으로 미국에 출하한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 공급망에 진입하며 가스터빈 사업의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AI 기업 스페이스XAI에 공급하는 S2 38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DGT6-300H) 제작을 완료하고 6일 경남 창원 본사 가스터빈 조립공장에서 출하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스페이스XAI 주요 관계자와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 등 임직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가스터빈 출하 현장과 창원 본사의 생산시설을 둘러본 뒤 경영진 간담회를 통해 향후 가스터빈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에 출하되는 가스터빈은 스페이스XAI가 미국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활용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 규격을 충족한 제품을 실제 출하하면서 향후 미국 데이터센터와 발전 시장에서 추가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하되는 DGT6-300H S2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380MW급 H+급 가스터빈이다. 단순발전 기준 출력 380MW, 효율 43% 이상이며 복합발전으로 구성할 경우 효율은 63% 이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후속 모델인 380MW급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왔다.
미국 가스터빈 사업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2월 3기를 추가 수주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기업과 7기를 추가 계약하면서 미국에서 확보한 가스터빈 공급 물량을 총 12기로 늘렸다. 2029년 5월부터는 추가 수주한 가스터빈과 발전기를 매달 1기씩 순차적으로 미국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가스터빈 수요 역시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면서 기존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지 않고 발전설비를 데이터센터 인근에 직접 구축하는 수요가 미국에서 늘고 있다.
특히 전력망 접속 지연과 발전설비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가스터빈을 활용한 자체 전력 공급이 주요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새로 구축되는 비계통형 가스발전 설비 가운데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으로 투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뿐 아니라 스팀터빈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기업이 건설하는 데이터센터에 370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 각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가스터빈의 배열을 활용해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스팀터빈까지 확보하면서 북미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복합화력발전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현지 서비스 역량도 북미 사업 확대의 기반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휴스턴에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인 두산터보머시너리서비스(DTS)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 공급되는 가스터빈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현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세계적인 AI 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하며 대한민국 가스터빈의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했다"며 "이번 출하를 발판 삼아 향후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대형 가스터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