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덮친 연쇄 해킹…고객정보 유출 잇따라 경찰 수사 착수

문영서 기자 2026. 10. 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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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이미지는 실제사진이 아닌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사진=Flow AI 이미지 제작]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금융회사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은행권을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에서 고객정보가 잇따라 노출된 데 이어 BNK금융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공격 시도가 포착되는 등 금융회사 전반에서 해킹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공격으로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신한은행 약 2만5000명, KB국민은행 119명, 하나은행 89명 등이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 관련 서비스에 비정상적인 접근이 이뤄지면서 고객명과 연락처, 소득, 대출 한도 등이 노출됐고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CI도 유출됐다.

KB국민은행에서는 외부에서 업무 관련 시스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고객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 역시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지만 인터넷·모바일뱅킹 거래정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NK금융에서는 외주 직원 관련 개인정보 11건이 유출됐다.

반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공격 시도를 탐지해 차단하면서 현재까지 정보 유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에 저축은행과 캐피털사에서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고, 토스뱅크와 일부 보험사에서도 비슷한 접근 시도가 발견되면서 공격 범위가 금융권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당국은 각각의 사고가 서로 무관한 개별 사건인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여러 은행에서 같은 공격자 IP가 확인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관련 IP 19개를 추려 금융회사에 전달했다. 해당 IP는 미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 등 여러 국가를 거친 것으로 파악돼 공격자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접속 경로를 우회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공격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다. 금융권 시스템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취약점을 찾아내는 방식의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어 기반 AI 침투테스트 도구인 '아르텍스(ARTEX)'와 관련된 흔적도 발견됐다. 다만 이 도구가 실제 해킹에 활용됐는지, 공격 주체가 어느 국가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공격자 정보를 금융회사들과 공유하고 외부에 연결된 전산시스템을 대상으로 자체 점검을 진행하도록 했다. 특히 인터넷뱅킹 같은 고객 접점뿐 아니라 업무지원·영업지원 시스템 등 외부 접근이 가능한 영역까지 인증과 접근통제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경찰도 28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들어갔다. 금융회사별 피해 경위와 침투 방식은 물론 여러 금융회사에서 발견된 공격 흔적이 동일한 세력과 관련됐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침해된 시스템이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기반시설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 통보 대상이 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보보호는 공격과 방어가 반복되는 '창과 방패의 싸움'인 만큼 완벽하게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보안 인력 규모만으로 정보보호 체계의 수준을 단순하게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특정 금융회사의 정보보호 체계가 미흡했다는 관점에서만 보기보다는 AI 시대에 금융권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지 실질적인 시사점을 찾는 계기로 볼 필요가 있다"며 "고객 정보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와 보안 체계에 대한 큰 그림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