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속으로] "행동 너무 느리다"… 베트남서 한계 드러낸 일본 특유의 '꼼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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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유의 신중함과 깐깐함이 신흥국 개발 사업에선 '느리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 대중교통을 짓는 이 사업 비용은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가 공적개발원조(ODA)로 83%를 대고, 호찌민시가 17%를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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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유의 신중함과 깐깐함이 신흥국 개발 사업에선 '느리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악한 인프라에 시달리는 신흥국들은 사업의 '속도전'을 요구하지만, 일본은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호찌민 메트로 1호선이다.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 대중교통을 짓는 이 사업 비용은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가 공적개발원조(ODA)로 83%를 대고, 호찌민시가 17%를 부담했다.
다만 베트남 측의 행정 지연, 일본의 꼼꼼한 사업 방식이 맞물려 공사는 지연에 지연을 거듭했다. 그 결과 2007년 사업 승인 당시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한 메트로 1호선은 2024년 12월 개통까지 무려 17년이나 걸렸다. 총 사업비는 최초 승인액보다 2.5배 늘어난 17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에 전기·기계 설비, 차량 도입 등을 담당했던 일본 기업 히타치는 추가 비용을 요구하며 베트남 국제중재센터에 3억3,200만 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고가 구간을 맡은 스미토모 컨소시엄도 별도로 1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요구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당초 베트남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닌투안성 원전 2호기의 우선 협상권 대상자였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가 원한 ‘공산당 창건 100주년, 2030년 완공’을 수용하지 않으며 갈등을 겪었다. 결국 나오키 이토 주베트남 일본대사가 지난해 12월 "지나치게 촉박한 일정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포기 의사를 공식화했다. 현재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닌투안성 원전 2호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내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MRI)는 2024년 보고서에서 “베트남 현지에서 일본은 ‘타국에 비해 행동이 느리다’,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베트남 측의 선제적인 움직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일본이 먼저 나서 사업을 주도적으로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하노이= 정지용 특파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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