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금속 없이 신약 빠르게 만든다”…‘황 원자 4개’ 뭉치자 고성능 촉매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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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이 비싸고 매장량도 적은 희귀금속 대신 자연에 흔한 '황' 원자를 이용해 고성능 촉매를 만드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황 원자 4개가 서로 협력하도록 설계했더니 기존 주족원소 촉매의 한계를 뛰어넘는 높은 반응성을 구현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홍승윤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여러 주족원소가 하나의 촉매 중심처럼 협력하도록 설계한 '다원자 주족원소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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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수행한 홍승윤(가운데) 서울대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6/ned/20261006120145738nbly.jpg)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값이 비싸고 매장량도 적은 희귀금속 대신 자연에 흔한 ‘황’ 원자를 이용해 고성능 촉매를 만드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황 원자 4개가 서로 협력하도록 설계했더니 기존 주족원소 촉매의 한계를 뛰어넘는 높은 반응성을 구현했다.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홍승윤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여러 주족원소가 하나의 촉매 중심처럼 협력하도록 설계한 ‘다원자 주족원소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촉매는 적은 양으로 화학반응을 빠르고 선택적으로 일으키는 물질이다. 의약품과 농약, 첨단소재 등 고부가가치 물질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이다.
현재 고성능 촉매에는 팔라듐과 같은 전이금속이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매장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고 공급망이 불안정한 데다 일부는 독성 문제까지 안고 있다.
이를 대체할 후보로 탄소·질소·산소·황 등 자연에 풍부한 ‘주족원소’가 주목받아 왔다. 문제는 전자를 유연하게 주고받기 어렵고 성질을 자유롭게 조절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원자의 협업’으로 풀었다. 원자 하나의 성질에 의존하던 기존 촉매 설계에서 벗어나 여러 원자가 힘을 합쳐 반응하도록 만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탄소 원자 하나를 중심에 두고 황 원자 4개를 입체적으로 배치했다. 황 원자들이 서로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도 공간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마치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다원자 주족원소 촉매의 작동 원리와 의약품 분자 변환.[서울대학교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6/ned/20261006120146010dbni.jpg)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를 분자에 염소·브로민·아이오딘 등을 붙이는 ‘할로젠화 반응’에 적용한 결과 현존 방법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반응성과 폭넓은 기질 적용성을 나타냈다.
특히 기존 방법으로는 반응시키기 어려웠던 의약품·농약 유사 분자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거의 완성된 복잡한 분자를 처음부터 다시 합성하지 않고 마지막 단계에서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하나의 기본 분자 구조를 조금씩 바꿔 수많은 후보물질을 만들고 효능을 비교한다. 이번 촉매가 실용화되면 후보물질을 매번 처음부터 합성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 신약 탐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황 원자 4개가 협력하는 원리도 규명했다. 한 황 원자가 할로젠을 분자에 전달할 때 다른 황 원자들이 공간을 통해 영향을 미쳐 황과 할로젠 사이의 결합을 약하게 만든다. 여러 원자가 반응 과정에 공동으로 관여하면서 촉매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촉매 설계의 기본 단위’를 원자 하나에서 여러 원자의 협력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황 이외의 다양한 주족원소를 조합하면 새로운 촉매군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홍승윤 교수는 “원자들을 공간적으로 잘 배치하면 원자 하나로는 얻기 어려운 성질과 반응성을 끌어낼 수 있다”며 “다른 주족원소와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안정성과 대량생산 가능성을 높여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촉매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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