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지분 4000억 받아든 한투…SK와 이어온 '오랜 인연'
SK온·SK바이오팜 등 굵직한 자금거래서 잇단 접점
김남구·최태원 고려대 동문…브이소사이어티서도 활동

한국투자증권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매각하는 SK㈜ 지분 가운데 4000억원 어치를 인수한다. SK온 투자와 SK바이오팜 지분 거래 등 SK그룹의 주요 거래에 여러 차례 참여했던 한투가 이번에는 최 회장 개인의 지분 거래에도 나섰다.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5%대로 낮아지는 반면 한투는 지분 0.93%와 의결권을 3년간 보유하게 돼 우호지분 역할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SK㈜ 주식 68만1431주를 약 4000억원에 취득한다. 취득금액은 자기자본의 3.57% 규모이며 한투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넘겨받는다. 취득 목적은 '내부 투자의사결정에 따른 지분 취득'이다.
최 회장은 현재 SK㈜ 주식 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17.76%다. 이번에 처분하기로 한 주식 총 165만3924주 가운데 97만2493주는 5440억원 규모로 매각하고 나머지 68만1431주는 주당 58만7000원에 한투가 인수한다. 예정된 거래가 모두 이뤄지면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은 1132만1548주로 줄어 지분율은 15.49%가 된다.
한투가 인수하는 주식에는 3년 만기의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이 붙는다. 한투는 주당 58만7000원에 68만1431주를 취득하고 계약기간 해당 주식의 의결권과 이익배당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 만기에는 대상주식 매각대금과 계약금액의 차액 등을 정산하며 향후 SK㈜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도 정산 대상에 포함된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보유한 SK㈜ 지분을 활용해 약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향후 정산하게 된다. 반면 한투는 실제 SK㈜ 주주로 올라 3년간 해당 주식의 의결권과 배당권을 행사한다. 다만 공시에는 주가 상승과 하락에 따른 구체적인 정산 방법이나 수수료 등 세부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SK그룹은 계열사 지분을 활용한 PRS 거래를 자금조달에 활용해왔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의 누적 PRS 계약금액은 약 7조3000억원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SK㈜와 SK이노베이션 등이 보유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PRS 거래 규모가 늘었다.
SK온 1조2000억 투자부터 SK바이오팜 PRS까지
SK온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다시 거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한투PE 컨소시엄 등 FI가 보유한 SK온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한투PE 컨소시엄은 기존 SK온 투자금 1조2000억원 가운데 60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재투자했다.
올해 2월 SK㈜가 SK바이오팜 지분을 활용해 1조2500억원을 조달할 때도 한투가 거래 상대방에 포함됐다. SK㈜는 보유한 SK바이오팜 주식 1091만7028주를 한투 등 5개 금융회사에 매각하고 3년 만기의 PRS를 체결했다. SK㈜는 당시 확보한 자금을 SKC 유상증자 참여와 재무 개선,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오너 간 인연도 주목…재계 활동서 꾸준한 교류
특히 김 회장은 최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2021년 최 회장의 제안을 받아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평소 대외 활동이 많지 않았던 김 회장이 경제단체 회장단에 참여하면서 두 사람은 서울상의에서도 인연을 이어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의 거래를 맡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자금 여력과 대형 거래 경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한투는 SK온과 SK바이오팜 등 SK그룹의 대규모 자금거래에 여러 차례 참여해온 만큼 그동안 쌓아온 거래 경험과 오너 간 친분이 이번 계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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