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논서술형 수능’,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서 빠진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번 달 발표하는 ‘중장기(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 수능 서·논술형 도입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등 대학 입시 제도 개편을 넣지 않을 전망이다. 중장기 대입 개편안 발표가 미뤄지게 된 것이다. 국교위 내부에선 “전 국민의 관심사인 대입 개편 내용이 빠지면 알맹이 없는 시안이 될 수밖에 없고, 대입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국교위는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검토를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국교위 위원들에게 배포된 시안 초안에는 중장기 대입 개편 내용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다. 대신 ‘서·논술형 평가를 강화한다’고만 짧게 적혀 있었다고 한다. 현재 국교위는 대입 특별위원회를 통해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수능 전 과목과 고교 내신을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는 국교위가 현재 논의 중인 대입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을 넣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는 차정인 국교위 위원장의 결정으로 전해진다. 대입 개편과 관련한 공론화 과정이 미흡해 국민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못했고 개편 반대 여론도 커서, 이번 달에 공개하는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엔 이를 넣을 상황이 안 된다는 게 이유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은 향후 10년간 초·중·고교부터 대학까지 우리나라 교육 전체의 방향을 수립하는 계획이다. 국교위는 10월 말 이 계획의 시안을 국민에게 발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3월 확정한다. 시안에 못 넣은 중장기 대입 개편안은 공론화를 추가로 진행한 뒤 내년 3월 확정안에 담을지, 중장기 대입 개편만 별도 발표해 추진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국교위의 중장기 대입 개편 공론화는 부실하게 진행됐다. 국교위는 지난 8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 때 “대입 특위에서 수능 서·논술형 도입, 수능 및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곤 8월에만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이 나오기 두 달 전이 돼서야 공론화가 시작됐는데, 그 기간도 한 달뿐이었던 것이다. 공론화가 일부 지역에서 소수를 대상으로만 진행돼 전 국민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입 개편과 관련한 현장 토론회는(인천·전남광주·대구)는 3회만 열렸고, 1박 2일 숙의 토론회는 180명만 참여했다.
국교위 위원들 중에는 차 위원장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위원들은 시안 발표 일정을 연기하더라도 시안에 중장기 대입 개편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국교위가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수능 절대평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통령 업무 보고 등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엔 단순히 ‘서·논술형 평가 강화’만 적어두면, 수능과 고교 내신이 어떻게 바뀌는 건지, 이런 변화는 몇 년부터 시작되는지 등을 둘러싸고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불안과 혼란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교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바뀌는 혼란을 없애고자 만들어진 행정 기구로, 10년 단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발표하는 게 주 업무다. 그런데 2022년 9월 출범한 이후 국교위 내홍 등으로 이 계획 시안 발표 일정이 재작년 9월에서 지난해 1·5월 등으로 계속 미뤄졌다.
교육계 관계자는 “국교위가 이 시안을 오는 10월 말 발표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만큼, 시안 발표가 또 미뤄지면 국교위 무용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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