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가 그리고, 함영주가 완성 '글로벌 하나' 청라 시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71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출발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의 전환을 거쳐 2005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하나금융그룹이 반세기 만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며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목표로 다시 뛴다.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서해구 청라국제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며 '청라 시대'를 열었다. 지난 9월 30일 법적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한데 이어 10월부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도 업무를 시작한다.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그룹 주요 시설을 한데 모은 '하나드림타운'은 김승유 회장(2005~2012년), 김정태 회장(2012~2022년), 함영주 회장(2022년~현재)으로 이어지는 하나금융그룹 '3인 회장'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승유 전 회장 구상하고, 김정태 전 회장 첫삽
함영주 회장 55년 만에 '빅 3' 금융그룹으로 키워

1971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출발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의 전환을 거쳐 2005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하나금융그룹이 반세기 만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며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목표로 다시 뛴다.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서해구 청라국제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며 ‘청라 시대’를 열었다. 지난 9월 30일 법적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한데 이어 10월부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도 업무를 시작한다. 하나증권·하나카드 등 나머지 계열사들도 올해 말까지 이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본점이 서울 밖으로 이전하는 첫 사례다.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그룹 주요 시설을 한데 모은 ‘하나드림타운’은 김승유 회장(2005~2012년), 김정태 회장(2012~2022년), 함영주 회장(2022년~현재)으로 이어지는 하나금융그룹 ‘3인 회장’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소유 분산 기업(소유가 분산돼 오너십이 없는 기업)임에도 이들은 ‘하나금융의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해 결실을 맺었다.

○김승유 ‘밑그림’, 김정태 ‘첫 삽’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 구상은 초대 회장인 김승유 회장이 하나금융을 이끌던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회장은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이 수도 마드리드 외곽에 조성한 ‘산탄데르 그룹 시티’를 방문하고 그룹의 주요 기능을 한곳에 집적하는 금융타운 조성을 구상했다. 1980년대까지 스페인의 중소은행이었던 산탄데르 은행은 인수합병(M&A)에 성공하고 강점인 소매금융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 최대 은행으로 부상했다. 특히 2004년 마드리드 외곽 보아디야 델 몬테에 업무시설과 교육·복지 인프라를 갖춘 금융도시를 조성하고 본부를 이전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접근성과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내다본 김 회장은 청라를 ‘한국판 산탄데르’의 거점으로 점찍고 2012년 인천시·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청라 이전 구상을 공식화했다.
청라 프로젝트 실질적 사업 추진은 2대 김정태 회장의 몫이었다. 2008년 하나은행장 취임을 앞두고 산탄데르에서 5주간 연수를 받기도 했던 김 회장은 하나드림타운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서울 삼성동에 흩어져 있던 그룹 정보기술(IT) 인력과 시스템을 청라로 이전했다. 2017년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IT 인프라를 통합한 국내 금융권 최초의 디지털 허브 ‘통합데이터센터(1단계)’를 조성해 1800여 명에 이르는 기술 인력을 이동시켰다. 2019년에는 글로벌 금융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수시설인 ‘하나글로벌캠퍼스(2단계)’를 완공했다. 이 캠퍼스는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해 병상이 부족해지자 연수시설 216개 객실을 모두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1년 3개월 동안 환자 7634명이 이곳에서 치료받았다. 2023년에는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한 대원들의 숙소로도 활용됐다. 2024년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화재 때는 이재민을 위한 임시 거주 공간으로도 제공됐다. 금융 인재 양성을 넘어 사회 안전망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함영주 “새로운 100년 그려나갈 것”
3대 회장인 함영주 회장은 마침내 지난 5월 ‘청라 그룹헤드쿼터(3단계)’를 준공하며 세 단계로 추진된 ‘하나드림타운’ 조성을 마쳤다. ‘한국의 산탄데르’를 향한 장기 구상으로 출발한 하나드림타운이 2012년 조성 시작 이후 14년 만에 그룹헤드쿼터 완성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 청라 그룹헤드쿼터는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503㎡ 규모다. 건물 안팎의 공간이 입체적으로 연결되는 설계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하나금융의 지향점을 담아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을 포함한 10개 계열사 임직원 2200여 명이 단계적으로 입주한다. 기존 통합데이터센터 인력까지 함하면 총 4000여 명이 하나드림타운에서 근무한다.

하나금융의 청라 그룹헤드쿼터 조성은 단순한 사옥 이전을 넘어 그룹의 새로운 100년 도약을 위해 운영 방식과 성장 전략 전반을 재설계하는 금융 대전환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드림타운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대전환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손님과 지역사회, 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아우르는 금융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그룹의 새로운 100년 역사를 그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
○M&A·비은행·디지털 ‘승부수’
하나드림타운을 구상하고 첫 삽을 뜨고, 마침내 완성한 3대 경영진은 하나금융의 성장사와 궤를 같이한다. 김승유 회장은 1971년 국내 최초의 단자사인 한국투자금융 창립 멤버로 참여해 1991년 은행업 인가를 받아 하나은행 전환을 이뤄냈다. 하나은행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했고 이듬해인 1999년 보람은행과 합병했다. 2002년 서울은행까지 합병하면서 4대 은행으로 도약했다. 2012년에는 외환은행까지 손에 넣으며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후발주자인 하나금융은 4대 금융그룹으로 우뚝섰다.
김정태 회장은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하나금융 회장을 맡아선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을 이뤄냈고 하나증권 자본확충과 하나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하나금융의 약점인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하나은행의 2019년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BIDV 지분 투자도 글로벌 사업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함영주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영업 현장 경험이 가장 풍부한 ‘현장형’ 최고경영자(CEO)다.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함 회장은 서울은행 수지지점장과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등을 거치며 발로 뛰었다. 2013년 충청영업그룹대표(부행장)를 맡아선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을 앞세워 충청그룹을 전국 실적 1위에 올려놨다. 2015년 KEB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을 맡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실질적인 통합에 성공했다. 2022년 3월 하나금융 회장에 취임해 “금융의 핵심은 손님(고객)의 신뢰에 있다”는 ‘현장 중심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하나금융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함 회장 연임 첫해인 2025년 하나금융은 사상 최초로 연간 순이익 4조원을 돌파하는 등 확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 5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에 1조원을 투자하며 디지털자산 분야 선점에 나섰다. 함 회장이 보험사 인수 등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강화 대신 디지털자산이라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는 그동안 회장이 바뀔 때마다 ‘경영전략’이 뒤바뀌는 등 장기적인 경영 계획 수립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김승유-김정태-함영주로 이어지는 3대 경영진이 하나의 목표에 도전한 하나금융의 ‘청라 시대’는 그런 의미에서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비리 천국 재건축·재개발 조합” 4년간 700건 적발
- '포켓몬, 헬로키티' 캐릭터 IP 강국의 비결? [이지평의 이코노믹뷰]
- [속보]'공공 장기임대' 대량 공급...李대통령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
- "15억 이하만 팔린다"...서울 아파트, 달라진 '매매 공식'
- "없어서 못 판다"...슬금슬금 오르더니 역대 '최고가'
- “반도체 호황에도” 기업 경기전망 ‘먹구름’
- 이호진 “태광 주력 사업 생존 경쟁”…창업주 30주기서 변화 촉구
- “삼전닉스 물타기 서두르지 마라”…코스피 반등의 조건은
- “앱 또 먹통?” 5년간 은행 전산장애 554건…배상금은?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韓 5대 강국 진입할 것…한 번도 경험 못한 ‘다른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