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분 2.3% 판 최태원…재산분할이 오너 지배력 변수 되나

심화영 2026. 10. 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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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재산분할금 9440억원 마련 위해 SK㈜ 주식 165만주 처분…최대주주 지위는 유지

특수관계인 포함 의결권 지분 33.5%→30.5%…추가 매각 가능성이 중장기 변수

[대한경제=심화영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관련 개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2.3%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오너 개인의 재산 문제가 그룹 지배회사 지분 변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당장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지만 최 회장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만큼, 향후 추가 지분 매각 여부가 오너 지배력의 중장기 변수로 떠올랐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2일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보통주 165만3924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예정 금액은 약 9440억원이다. SK㈜는 매각 목적을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개인 소요 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단한 재산분할액 9440억원과 같은 규모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최 회장의 SK㈜ 지분은 17.8%에서 15.5%로 낮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일반 지분율은 25.2%에서 22.9%로 떨어진다.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는 최 회장 개인 지분이 23.9%에서 20.8%로,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33.5%에서 30.5%로 각각 낮아진다. 다만 최 회장은 매각 이후에도 SK㈜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매각 방식도 시장 충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체 물량 가운데 97만2493주, 약 5440억원어치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 나머지 68만1431주, 약 4000억원어치는 한국투자증권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거래한다. 실제 거래는 11월 2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PRS는 주식을 넘긴 뒤 일정 기간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계약 당사자 간 정산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계약 기간은 3년으로,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주식의 의결권과 배당권을 갖는 대신 향후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게 된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지분을 현금화하면서도 해당 물량의 주가 변동에 따른 경제적 이해관계를 일정 부분 유지하는 구조다.

증권가에선 이번 거래가 단기적으로 SK㈜의 경영권이나 사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각 이후에도 최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특수관계인 포함 의결권 지분이 30% 이상 남는 데다, 전체 매각 물량 중 4000억원이 PRS 방식으로 처리돼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출회되는 부담도 줄였기 때문이다. 다만 최대주주 측 지분율 자체가 낮아진 만큼 향후 추가 매각이 발생할 경우 오너 지배력의 여유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중장기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선 향후 ‘추가 매각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거래만으로는 최 회장 측의 의결권 지분이 30.5%로 유지돼 경영권에 직접적인 위협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대법원에서 현재 다투는 2440억원 부분의 지급 의무가 최종 확정되거나 별도의 개인 자금 수요가 발생해 SK㈜ 지분을 추가로 처분하면, 오너 측 지배력의 완충 여력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8월 파기환송심 판결에 재상고한 뒤, 재산분할액 944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은 다투지 않고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 판단을 받기로 했다. 사건은 지난 9월 대법원에 접수됐으며, 현재 재판부 배당 전 단계다.

특히 SK㈜는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그룹 최상위 지주회사인 만큼, 최대주주 지분율 변화가 일반적인 상장사 대주주 지분 매각보다 갖는 의미가 크다. 재계 관계자는 “SK 측은 시간외 대량매매와 PRS를 활용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추가적인 지분 처분이 현실화할 경우 주주가치와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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