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에만 6년…원전 핵심부품 조달, 美 원전 8기 속도전 변수로

정두리 2026. 10. 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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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의 후속 사업으로 미국 대형 원전 최대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핵심 기자재와 전문인력을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가 사업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일부 기자재는 제작·공급에 5년 이상 걸리는 데다 국내 신규 원전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될 수 있어, 우리 원전업계가 늘어나는 건설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원전 8기와 국내 신규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원전산업의 인력 부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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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부터 3단계 순차 건설…총 사업비 1200억달러
6개월 이내 후속 계약 목표 속 핵심 기자재 적기 확보 관건
“기자재뿐 아니라 인력·공급망도 필요…선제적 준비해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미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의 후속 사업으로 미국 대형 원전 최대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핵심 기자재와 전문인력을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가 사업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일부 기자재는 제작·공급에 5년 이상 걸리는 데다 국내 신규 원전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될 수 있어, 우리 원전업계가 늘어나는 건설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품목 공급에만 5년 이상 소요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주요 내용에 따르면, 양국은 ‘한국형 원전’인 APR1400 2기를 포함해 대형원전 8기를 미국에 건설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2기당 사업 규모는 250억달러의 사업비에 50억달러의 예비비를 더해 총 300억달러로 제시됐다. 8기 전체로는 1200억달러 규모다.

건설은 세 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우선 AP1000 2기를 건설한 뒤, 다음 단계에서 APR1400 2기와 AP1000 2기를 함께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AP1000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순서다.

양국은 첫 단계와 두 번째 단계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체결 간격을 6개월 이내로 좁히기 위해 합리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첫 단계 사업에 이어 후속 계약을 신속히 체결해 건설 공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6개월은 확정된 계약 일정이 아니어서 실제 체결 시점은 사업 여건과 양국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원전 사업을 짧은 간격으로 추진하려면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핵심 기자재를 미리 발주하고 공급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 조달이 늦어지면 후속 원전의 착공과 준공 일정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제시한 대형원전 장주기품목 제작·공급 기간은 최장 70개월에 이른다. 안전제어반의 공급기간이 70개월로 가장 길고, 공정기기제어계통과 공학적안전설비 기기제어계통은 각각 66개월이 필요하다. 원자로 내부구조물과 원자로냉각재펌프 및 모터는 각각 65개월, 제어봉구동장치 공급에도 64개월이 걸린다. 이들 품목은 확보하는 데 5년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이 밖에 증기터빈발전기 패키지는 60개월, 증기발생기는 57개월, 원자로용기는 54개월, 가압기는 48개월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후속 기자재까지 고려해 발주·제작 계획 세워야

업계에서는 첫 단계 사업뿐 아니라 후속 원전에 필요한 기자재까지 고려해 발주·제작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여러 원전의 건설 일정이 맞물리는 만큼, 주요 기자재를 언제 주문하고 공급받을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전체 사업 일정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의 참여를 뒷받침할 기자재 관세 인하 등 세부 지원책은 후속 협의 과제로 남아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관세 인하가 팩트시트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기업의 참여를 촉진한다는 합의에 그 취지가 반영돼 있다며 향후 협의를 통해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인력 확보와 미국 현지 공급망 구축도 과제다. 특히 미국 원전 8기와 국내 신규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원전산업의 인력 부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2040년 최대전력 수요 전망이 기존보다 약 27기가와트(GW) 높아지면서, 추가 원전과 SMR을 얼마나 반영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미국 원전 8기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원전을 지어야 하고 SMR도 추진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이 사업들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도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력 문제와 장주기 기자재 조달 문제 등이 사업 과정에서 변경되면 리스크는 결국 우리가 지게 된다”며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공급망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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