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판 3만9000원에 수입한 브라질산 계란, 마트선 4980원
800억원 계란 수입 예산 논란

정부가 계란값을 잡겠다며 ‘한 판 4980원’이라는 파격가에 내놨던 수입산 계란의 수입 원가가 최고 3만9000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싸게 들여온 수입산을 시장에 싸게 내놓느라 올해 들어간 정부 예산이 약 800억원 규모다. 서민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조치라지만, 시장에 맡겨 해결했어야 할 가격 문제에 개입하면서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 들어 9월까지 미국(1억2578만개)·태국(562만개)·브라질(112만개)·덴마크(72만개)에서 계란을 수입했다. 작년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국내 계란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자 수입으로 가격 안정화에 나선 것이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계란 한 판 평균 가격은 평년보다 9.3% 오른 7506원이었다. 그러자 정부는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계란을 들여오는 등 수입 물량을 늘렸다.
그러나 항공 운송비와 포장비 등 때문에 수입가가 결코 싸지 않았다. 김 의원실이 구매비와 수입량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브라질산 계란은 30알 한 판에 3만9000원에 수입한 셈이었고, 덴마크산은 2만2830원, 미국산은 1만3920원, 태국산은 9150원이었다. 수입된 계란은 정부 할인지원을 통해 마트에서 지난 7~8월 한 판에 4980원에 팔렸다. 결국 브라질산은 한 알에 1300원에 수입돼, 시중에 160원 정도에 풀린 셈이다.
수입가와 판매가 사이의 막대한 차액은 정부 예산이 메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계란 수급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국산 계란값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산란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 지원 예산을 국내 농가에 줬더라도 노계 활용 등을 통해 충분히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을텐데 정부가 홍보효과만 생각하고 ‘수입’이란 카드를 썼다”고 말했다. 정부 개입 자체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진 전 국립축산과학원장은 “가격이 비싸면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덜 먹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격이 떨어진다”며 “시장 논리를 무시한 채 정부에서 막대한 세금을 부어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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