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다이서로스·페터 헤게만·게오르크 나겔 ‘광유전학 원리 발견’ 노벨 생리의학상
뇌 속 신경 세포 작동 과정 규명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광유전학 원리를 발견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연구는 뇌 속에서 신경세포가 기억과 감정, 행동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 스탠퍼드대 교수(55·미국·왼쪽 사진)와 페터 헤게만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72·독일·가운데), 게오르크 나겔 뷔르츠부르크대 교수(73·독일·오른쪽)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뇌가 어떻게 감정과 행동, 신체 기능을 제어하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20세기 들어 연구자들은 뇌의 특정 기능에 관해 집중적인 탐구를 시작했지만, 생물학적 인과관계를 정확히 규명하기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 공포에 질린 쥐의 뇌 속 ‘편도체’가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 확인됐을 때, 편도체가 활성화해 공포가 생긴 건지, 공포를 느껴서 편도체가 활성화한 것인지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수상자 3명은 ‘광유전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해 이 문제를 풀었다. 개별 신경세포 활동을 강제로 자극하거나 억제해 특정 행동이나 감정의 원인을 하나하나 가려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집 안 어딘가에서 타는 냄새가 날 때 가스레인지와 토스터, 다리미 등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번 연구는 헤게만 교수의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나겔 교수와 의기투합해 단세포 녹조류인 ‘클라미도모나스’가 빛을 향해 헤엄쳐가는 원리를 탐구했다. 그 결과, 클라미도모나스의 세포 표면에서 ‘채널로돕신’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들은 채널로돕신을 주입한 세포는 청색빛에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이 연구를 한발 더 발전시켰다. 2005년 쥐 신경세포에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집어넣었다. 그 뒤 청색빛을 비춰 쥐 신경세포 활동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에는 이 기술을 진보시켜 쥐의 뇌 속 신경세포에서 채널로돕신이 일종의 작동 스위치로 사용되도록 만들었다. 특정 신경세포를 켜거나 끌 수 있는 도구를 손에 넣은 것이다.
광유전학을 활용해 신경·정신 질환과 연관된 기억, 감정, 행동을 통제하는 신경회로를 명확히 밝힐 수 있게 됐다.
허원도 카이스트(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빛만 비춰도 신경세포의 활성을 통제할 수 있게 한 연구”라며 “광유전학은 이젠 뇌과학 분야에서 없어선 안 될 기술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상자에게는 총상금 1200만크로나(약 16억원)가 주어진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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