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노벨상] 빛으로 뇌를 켜고 끄다…의학자 수상자들, ‘광유전학’으로 치매·파킨슨병 원인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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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빛으로 뇌 속 신경세포를 골라 켜고 끄는 기술인 '광유전학'을 발전시킨 미국과 독일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광유전학이 특정 신경세포가 행동·감정·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게 한 강력한 연구 도구"라며 "기억·감정·행동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를 밝히는 것은 물론 파킨슨병·우울증·치매 등 신경계 및 정신질환 연구와 시각장애 환자의 시력 회복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빛을 이용해 생명현상을 관찰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빛으로 신경세포의 움직임 자체를 조절하는 '광유전학'으로 연구가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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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형광단백질 연구서 출발…뇌 신경회로 연구로 확장
치매·파킨슨병 신경회로 찾고 신약 연구에 활용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빛으로 뇌 속 신경세포를 골라 켜고 끄는 기술인 ‘광유전학’을 발전시킨 미국과 독일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 시각)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Karl Deisseroth·54)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피터 헤게만(Peter Hegemann·71) 독일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Georg Nagel·73)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광유전학이 특정 신경세포가 행동·감정·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게 한 강력한 연구 도구”라며 “기억·감정·행동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를 밝히는 것은 물론 파킨슨병·우울증·치매 등 신경계 및 정신질환 연구와 시각장애 환자의 시력 회복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빛으로 원하는 뇌세포만 조절
광유전학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넣은 뒤 빛을 비춰 해당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뇌의 수많은 신경세포 가운데 원하는 세포만 골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뇌가 어떻게 기억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밝히는 데 중요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기존 전기 자극은 여러 신경세포를 한꺼번에 자극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광유전학은 특정 종류의 신경세포만 골라 조절할 수 있고, 1000분의 1초(밀리초) 수준의 짧은 시간 단위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기억·감정·수면·운동 등을 담당하는 특정 신경회로가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정 뇌 영역의 활동과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는 상관관계를 넘어, 특정 신경회로의 작동이 실제로 특정 행동이나 뇌 기능을 일으키는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이번 수상의 가장 큰 의미는 살아 있는 뇌에서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정밀하게 켜고 끌 수 있게 함으로써 뇌 기능을 상관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로 규명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광유전학을 통해 기억·감정·수면·운동 등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기능을 직접 검증할 수 있게 되면서 신경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단세포 조류에서 발견된 빛 감지 단백질인 ‘채널로돕신’을 포유류 신경세포의 광스위치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독창성이 크다”
◇해파리에서 시작된 ‘빛나는 단백질’
광유전학의 기반이 된 연구도 앞서 노벨상을 받았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은 해파리에서 발견한 녹색형광단백질(GFP)을 연구 도구로 발전시킨 미국 과학자 3명이 수상했다.
일본계 미국 과학자 시모무라 오사무는 1960년대 해파리가 자외선을 받으면 녹색으로 빛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이후 이 단백질을 다른 세포에 넣어 특정 유전자가 작동하는 곳을 빛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GFP는 세포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연구자들은 형광을 내는 단백질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가 어느 세포에서 작동하는지, 특정 단백질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빛을 이용해 생명현상을 관찰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빛으로 신경세포의 움직임 자체를 조절하는 ‘광유전학’으로 연구가 확장됐다.
광유전학에서는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이라는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이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단백질은 원래 녹조류인 클라미도모나스의 눈점에서 발견됐다. 연구자들은 이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넣은 뒤 빛을 비추면 신경세포를 켜거나 끌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이 빛을 이용해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게 한’ 기술에 주목했다면, 이번 생리의학상은 한발 더 나아가 빛으로 신경세포의 기능을 직접 ‘조절할 수 있게 한’ 기술에 의미가 있다.

◇치매·파킨슨병 신약 개발에도 활용
광유전학은 뇌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치매·파킨슨병·간질·수면장애·우울증 등 신경계 및 정신질환의 발생 과정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정 신경회로를 선택적으로 켜거나 끄면서 그 회로가 기억력 저하, 운동 이상, 발작, 우울감 등 질환의 증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를 찾아내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신약 개발에도 활용된다. 후보물질을 투여한 뒤 특정 신경회로의 활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면 약물이 뇌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이런 변화가 실제 치료 효과로 이어지는지 검증할 수 있다.
광유전학 자체를 치료 기술로 활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특정 세포에 발현시킨 뒤 외부에서 빛을 전달해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시각장애 환자의 시력 회복을 위한 광유전학 기반 치료법도 연구되고 있다.
광유전학은 이제 뇌의 작동 원리를 알아내는 연구 도구를 넘어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를 찾고 치료제의 효과와 작용 방식을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편 이번 수상자 3명은 앞서 2021년 미국의 대표적인 의생명과학상인 ‘래스커상’ 기초의학 부문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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