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지천명, 다시 대학생이 된 나눔 부부

최재훈 2026. 10. 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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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설계… 타인 ‘마음의 병’ 고치고 싶다”

호승훈·오영미, 홍순혁·전은정 두쌍
20년 넘게 동두천서 봉사하며 꿈 키워
전문가 목표로 석·박사 진학도 준비

서정대에서 함께 공부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왼쪽부터)오영미·호승훈 부부와 전은정·홍순혁 부부. 두 부부는 2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심리상담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2026.10.5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제2의 인생설계는 소외된 사람들의 힘들고 지친 마음을 치유해주는 길에서 출발하고자 합니다.”

호승훈·오영미씨와 홍순혁·전은정씨 부부는 50대 지천명의 나이에 대학을 함께 다니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 각자 사회에서 자리 잡은 이들이 늦깎이 학생으로 서정대학교 청소년상담복지과에 입학한 건 큰 결심이 필요했다. 호승훈씨와 홍순혁씨는 동두천에서 같이 자란 막역지우 사이로 같은 공무직에 종사하며 고향에 남아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입학한 호씨는 “순혁이 부부가 먼저 대학생활을 시작해 많은 동기를 부여해줬다”며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서로가 좋아하는 봉사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두 쌍의 부부는 분야는 조금 다르지만, 동두천에서 20년 이상 봉사활동을 해왔고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이들은 홀몸 어르신들의 가정을 찾아 말벗이 돼 주거나 집을 고쳐주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홍씨는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물질적 빈곤보다 마음의 빈곤을 호소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씨 부부는 때마침 지역의 대학에 이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하게 됐다. 처음 한동안은 “잘한 선택인지 고민이 깊었다”고 부부는 털어놓았다. 이처럼 갈등의 시기를 보낸 부부는 어느덧 3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석·박사가 되는 대학원 진학까지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들은 점차 꿈을 구체화하고 있다. 외로움이 일상이 된 홀몸 어르신이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심리상담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학업 계획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중이다. 호씨 부부는 대학에서 주관하는 ‘마음이음’이란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상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홀몸 어르신의 말벗이 돼 주는 이 활동은 호씨 부부의 꿈을 더욱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들 두 쌍의 부부는 “정년을 앞두고 이런 기회를 하루라도 빨리 찾을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며 “지금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다소 힘은 들지만, 전문적인 봉사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큰 보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 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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