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형 M&A 문의 2년새 3배… "폐업할 바엔 경쟁사에 매각" [中企 승계 판이 바뀐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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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승계시장의 판이 혈연에서 제3자 인수합병(M&A)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8월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친족 후계자가 없는 중소·중견기업을 제3자가 인수해 사업을 이어갈 경우 매도자의 양도소득세를 20% 깎아주고, 인수기업에는 5년간 소득·법인세를 10% 감면하는 '제3자 사업승계' 세제지원안이 새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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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체간 거래 사례도 잇따라
정부 '혈연 밖' 승계 세제지원에
금융권도 대규모 자금 투입 행보

■승계형 M&A 수요도 '쑥'
5일 중소기업 M&A 전문 자문사 브릿지코드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월평균 인수 문의는 65건으로 지난 2024년(22건)에 비해 3배가량이나 됐다. 후계자 부재 등으로 매각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 매물에 관심을 갖는 잠재 매수자 기반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동종업체가 인수해 사업을 키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한 선박윤활유 등 화학제품 제조·무역 기업은 연 매출 30억~50억원대의 산업용 특수윤활유 제조 기업을 인수해 제품군 확장에 성공했다. 매각 기업은 위험물 제조 허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고 해외 공급망까지 뚫었지만, 대표가 60대 후반으로 곧 은퇴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회사를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폐업 위기에 처했다.
금형·프레스·사출 제조 기업으로 대기업 1차 협력업체인 A기업은 지난해 1월 연 매출 200억~300억원대의 스테인리스 가공 부품 제조업체를 사들였다. 신규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매물을 찾던 중 1세대 창업자인 60대 대표가 은퇴를 앞두며 니즈가 맞아 거래가 성사됐다.
김지수 브릿지코드 상무는 "그간 우리나라 M&A 시장에서 중소기업은 사실상 검토되지 않는 영역이었다"며 "자문사들도 많이 생기고 시장이 점차 커지며 사업 확대를 위해 승계형 매물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세제지원에 금융권도 가세
정부도 가족승계 중심이던 가업승계 정책을 M&A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친족 후계자가 없는 중소·중견기업을 제3자가 인수해 사업을 이어갈 경우 매도자의 양도소득세를 20% 깎아주고, 인수기업에는 5년간 소득·법인세를 10% 감면하는 '제3자 사업승계' 세제지원안이 새로 담겼다.
기존의 가족 내 상속·증여 방식만으로는 경영자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M&A 등 제3자가 기업을 이어가는 경우에도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승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폐업하는 대신 승계의 문을 '혈연 밖'으로까지 열어 기술력과 숙련 인력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문턱을 크게 올린 점도 가업승계 정책이 M&A로 중심축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최대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되, 피상속인 경영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30년으로 늘리고,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혜택 규모는 확대했지만 경영 기간과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해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한 문턱은 오히려 높였다.
금융권도 승계 M&A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뛰어들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5년간 생산적 기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3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보증기관 연계, 투자은행(IB)을 활용한 M&A 투자 지원, 여신, 펀드 등 기업 승계 과정 전반에 걸쳐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IBK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도 지난 7월 IBK금융그룹 기업승계펀드에 1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기로 결정했다.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베이비붐 1세대 경영인들의) 은퇴 시점과 맞물리면서 M&A 시장에 기업을 팔고자 하는 수요와 실제 매물들이 많이 있다"며 "가업상속공제 개편으로 인한 M&A 수요도 내년부터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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