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만명 육박한 채무조정 재신청… 도덕적해이 거를 장치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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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8월까지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다시 신청한 차주가 2만7800명을 넘어섰다. 한 번 빚을 감면받고도 약속한 상환 계획을 지키지 못해 다시 구제를 요청하는 이른바 '채무조정 회전문' 현상이 심각한 수위에 도달한 것이다.
당국은 채무조정 제도가 정착하며 신청 자체가 늘어난 데다 약정이 실효된 차주들에게 재신청 안내를 강화한 결과라며 정당화하려 든다.
정부는 이제라도 채무조정 재신청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대수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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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교대역의 한 법무법인에 개인회생·파산면책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5/dt/20261005182716148fync.png)
올들어 8월까지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다시 신청한 차주가 2만7800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재신청자만 3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 번 빚을 감면받고도 약속한 상환 계획을 지키지 못해 다시 구제를 요청하는 이른바 ‘채무조정 회전문’ 현상이 심각한 수위에 도달한 것이다. 전체 채무조정 신청자는 2022년 13만8202명에서 2025년 20만9060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채무조정 확정 인원도 2022년 12만1095명에서 지난해 18만9062명으로 증가했다. 경기 양극화와 내수 침체로 인한 생계형 불이행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빚을 갚지 않고 버티면 정부가 또 탕감해줄 것이라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금융 시장 전반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산도 소득도 없어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나 취약계층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채무조정 제도의 기본 전제는 철저한 신용과 성실한 상환 노력이다. 빚을 탕감받고 또 신청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금융 제도의 근간인 신용 사회의 원칙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매달 빚을 꼬박꼬박 갚아 나가는 절대 다수의 성실 상환자들이 느낄 깊은 박탈감과 역차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정부와 금융당국의 무책임한 빚 탕감 정책 확대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 면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당국은 채무조정 제도가 정착하며 신청 자체가 늘어난 데다 약정이 실효된 차주들에게 재신청 안내를 강화한 결과라며 정당화하려 든다. 그러나 이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혈세를 이용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식의 일방적 채무 탕감은 차주를 일시 구제할지언정 근본적인 자립을 돕지 못하며, 오히려 자생력을 약화시키는 역효과만 낳을 뿐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채무조정 재신청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대수술에 나서야 한다. 가상자산까지 전수조사해 숨은 자산을 철저히 찾아내는 ‘현미경 심사’를 가동해야 한다.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상환 능력이 있으면서도 배짱을 부리는 차주들엔 사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마땅하다. 아울러 일시적인 원금 감면에 그치지 말고 고용 지원 복지망과 연계해 일해서 빚을 갚도록 하는 조건부 구제 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빚을 혈세로 대신 갚아주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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