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이스피싱 피해 반토막, 민관협력 빛난다

2026. 10. 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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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 통신사기 피해환급법이 개정되면서 금융사·통신사·수사기관이 에이셉을 통해 각각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신속히 주고받아 계좌정지, 통신차단, 범인검거 등 다양한 활동에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정부는 정보 공유와 현장 공조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금융회사와 통신사는 탐지 기술과 예방 활동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할 것이다.

금융·통신·수사기관의 협력이 더 깊어져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에 더 가속도가 붙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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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현 한성대 특임교수
황동현 한성대학교 특임교수


보이스피싱 피해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1~8월 발생 건수는 858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고, 피해액은 8856억원에서 3871억원으로 56% 감소했다. 특히 8월 피해액은 25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76.4% 줄어 202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피해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반가운 성과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9월 출범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있다. 경찰청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 금융보안원 등 관계기관이 함께 근무하며 금융회사·통신사의 정보가 연계되는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범죄 이용 전화번호를 신고 접수 후 10분 이내에 차단하는 긴급 차단 제도는 통신사의 협력으로 운영되는데 올해 8월까지 11만8927건을 막았다. 피싱범죄에 사용되는 앱과 사이트에 대해서도 경찰·보안업체·통신사 등이 공동 분석하고 차단한다. 악성 앱 설치나 피싱 사이트 접속 정황이 있는 국민에게 긴급 알림을 보내고, 필요하면 경찰관이 출동하는 체계도 가동했다. 이를 통해 3만2753명의 피해를 예방했다. 범죄 목적으로 개통된 전화번호 4만4300여 회선도 분석해 선제적으로 탐지·차단했다.

금융권에서는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 ‘에이셉’(ASAP)을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은행권 의심정보 46만3000건이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7009개 계좌를 지급정지해 663억6000만원의 자금 편취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러한 성과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민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단순히 전화를 걸어 송금을 유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악성 앱으로 피해자의 통화와 문자를 가로채고 대포유심과 대포통장으로 추적을 피한 뒤 SNS와 가상자산을 통해 범죄수익을 은닉하는 복합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범죄조직도 피해자 유인, 악성 앱 유포, 자금 세탁 등 역할을 나눠 수사망을 교란한다.

이처럼 범행이 통신과 금융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황에서는 경찰이나 과기부, 금융위 등 어느 한 정부기관의 대응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통신사가 악성 앱과 범죄 이용 번호를 탐지하고, 금융회사가 의심 계좌와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포착하며, 수사기관이 현장 확인과 검거에 나서는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피해를 막으려면 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정보를 신속하게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사나 금융사가 포착한 신종 사이버 위협이나 이상 거래 정황이 신속하게 경찰에 전달되면 수사기관은 범죄조직의 활동과 피해 확산 경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반대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신종 수법의 특징을 통신사·금융사와 함께 검증하면 유사 범죄의 탐지와 차단도 빨라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LG유플러스 사례는 이러한 협력이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LG유플러스는 자체 악성 앱 제어 서버 탐지시스템으로 확보한 정보를 경찰·은행과 공유해, 고객이 대출받은 돈을 범죄조직에 송금하려던 상황을 사전에 막아 피해를 예방했다. 통신사는 단순히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찰과 함께 보이스피싱 피해가 우려되는 고객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 패턴을 확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민관이 함께 파악한 범죄 수법은 기존 대응책을 점검하고, 새로운 범행 시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보이스피싱은 대응책이 마련되면 곧바로 빈틈을 찾아 새로운 수법으로 진화한다. 지금의 감소세에 안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난 8월 통신사기 피해환급법이 개정되면서 금융사·통신사·수사기관이 에이셉을 통해 각각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신속히 주고받아 계좌정지, 통신차단, 범인검거 등 다양한 활동에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정부는 정보 공유와 현장 공조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금융회사와 통신사는 탐지 기술과 예방 활동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각 기관의 정보와 전문성을 조직 안에 가두지 않고 공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금융·통신·수사기관의 협력이 더 깊어져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에 더 가속도가 붙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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