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불밝힌 신압록강대교… “北·中 오가는 차량 자주 목격” [밀착취재]

김희원 2026. 10. 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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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 신취. 북·중 수교 77주년 기념일인 6일 개통식이 열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신압록강대교 인근은 5일에도 평화롭고 조용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신압록강대교 개통설이 돌았으나, 올해 초까지도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단둥 한국인회 관계자는 "모든 준비가 다 됐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주요 행사 일정을 미리 알리지 않는 북한과 중국의 특성상 개통식이 열리는 날까지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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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 中 단둥 가보니
“며칠 전부터 야간에도 조명 켜져”
中이 건설비 부담 2014년 완공
6일 수교 77주년 맞아 개통설
신압록강대교 주변 트럭 수십대… “개통되면 북한 갈 차량들”
북·중관계 경색에 개통 12년 미뤄
北, 국경 게이트·관문 등 최근 정비
현지인 “화물차는 이미 통행 시작”
조중우의교엔 北 구경 온 관광객들
‘경협 거점’ 단둥 신취 상권 살아나
“정식 개통식은 이달 중순” 소문도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 신취. 북·중 수교 77주년 기념일인 6일 개통식이 열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신압록강대교 인근은 5일에도 평화롭고 조용한 모습이었다.

다리에 가까이 갈수록 우뚝 솟은 두 개의 주탑에서 위압감이 들었다. 주탑 꼭대기에는 ‘중조압록강대교’라는 글씨가 한자로 적혀 있다. 다리 건너편 끝 북한 신의주 쪽에는 대형 관문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휴대전화 카메라에 뚜렷하게 담기지는 않았지만 망원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금색 글씨와, 그 위로 인공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관으로 추정되는 오른쪽 고층 건물에도 인공기가 나부꼈다. 대교 가운데 지게차로 보이는 작업용 차량 한 대가 서 있을 뿐, 건너가는 차는 이날 목격되지 않았다. 북한 쪽에는 버스와 승용차가 움직이는 모습이 이따금 보였지만,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에 분홍빛 조명이 켜져 있다.
단둥 통상구에도 드나드는 차량이나 사람은 없었다. 다만 안쪽을 보니 정비는 끝난 듯 보였다. 차량이 국경을 통과하는 게이트 안내판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갈 차량은 이곳을 거쳐 가는 듯했다. 입구와 출구가 중국어와 조선어로 표시되어 있고, 통관 차량, 여행 차량, 주차 차량의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문 앞에 설치되어 있었다.

통상구 입구를 지키는 경비원은 “국경절 연휴이기 때문에 차량이 없는 것”이라며 “평소 근무일에는 사람과 차량이 많다”고 말했다. 통상구 정문에서 큰길로 나가면 대교 아래 공터로 연결된다. 이곳에는 수십 대의 컨테이너 트럭이 빽빽이 주차돼 있다. 단둥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최근 이곳에 트럭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다리가 정식 개통되면 모두 북한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후 4시30분쯤 되자 주탑의 글씨에 노란 조명이 들어왔다. 날이 더 어두워지니 교각 상단에도 조명이 켜졌다. 빛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으로 바뀌며 밤 10시쯤까지 밝게 빛났다. 단둥 한국인회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저녁에 조명이 켜지고 있다”며 “이 역시 개통이 임박했다는 신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이 대교는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에서 압록강 하류 쪽으로 약 10㎞ 떨어진 지점에 있다. 길이 약 3.03㎞, 왕복 4차선의 사장교로 중국이 건설비 약 22억위안(약 4400억원) 전액을 부담했다. 2011년 착공해 2014년 10월 완공됐지만 북한 측 접속도로와 세관 시설이 제때 갖춰지지 않은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등으로 북·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개통이 12년 가까이 미뤄졌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신압록강대교 개통설이 돌았으나, 올해 초까지도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몇 달 전부터 다리 양쪽의 상황이 분주하게 돌아갔다. 북한 쪽에 대형 관문이 들어서고 세관 추정 고층 건물은 외벽을 재도색했다. 단둥 쪽에는 대교 인접 도로가 확장되고 가로등이 새로 설치됐다.

북·중 경협 거점으로 조성된 신취 상권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근엔 이 지역에 처음으로 스타벅스와 맥도널드가 문을 열었다. 지난달 20일에는 트럭들이 줄지어 다리를 건너 북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시범 개통이 시작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신압록강대교의 정식 개통은 6일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북·중 수교 77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한 고위 소식통은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개통식을 6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상인, 택시기사 등 단둥 주민들도 6일 개통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다만 하루 전인 이날까지도 대교 주변에서 개통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단둥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개통 준비로 어수선했던 주변이 최근 몇 주 사이 정리된 모습”이라며 “정식 개통을 위한 준비가 끝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개통식 시점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단둥 한국인회 관계자는 “모든 준비가 다 됐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주요 행사 일정을 미리 알리지 않는 북한과 중국의 특성상 개통식이 열리는 날까지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중국 국경절 연휴가 7일까지 이어지고, 연휴 기간 통관 업무가 줄어드는 관행을 고려하면 개통식은 연휴가 끝난 뒤인 8일이나 9일, 혹은 이달 중순에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북·중 교역로 새로 뚫리나… 대기 중 차량들 중국 랴오닝성 단둥 신취의 신압록강대교 아래 공터에 5일 컨테이너 트럭 등 화물차 수십 대가 주차돼 있다. 단둥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이 차들은 정식 개통 후 대교를 통해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상구 경비원은 대교 개통식에 대해 묻자 “다리는 이미 9월20일 개통됐다”면서 “최근 많은 정부 관계자들이 이곳을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통식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했다. 통상구 물류센터에서 만난 한 화물차 기사는 “정식 개통은 아직이지만 화물차량 통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됐다”면서 개통식에 대해 “10월 중순에 행사가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행사인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임박했다는 전망은 최근 북·중 교류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7년 만에 찾아 우호를 강조하며 힘을 실었다. 최근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접경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며 양국 교류의 중요성을 부각했다.중국인들도 북한을 우호적으로 바라보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 전날 찾은 조중우의교 앞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북한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조중우의교 옆 단교의 끊어진 지점까지 걸어갔다.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기자가 단둥을 관광하고 북한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은 것이 흥미롭다고 하자 장난감을 파는 한 상인은 “당연하다. 북한은 우리 친구니까”라고 말했다.

단둥=글·사진 김희원 특파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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