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모 쓰고 "군 면제만 바라봤다"는 철부지 중 과연 몇이나 '국가 위상'을 높일까, 국대엔 뽑힐 수 있을까[SC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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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성호 일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당연시 하는 언행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과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 몇 명이 '군 면제'를 발판 삼아 국가대표로 자리매김하고 '국가 위상'을 드높일지 의문이다.
정반대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 국가대표팀 구경도 해보지 못한 선수가 수두룩하다. 2014년 인천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2022년 항저우대회에 참가한 63명 중 와일드카드(23세 초과선수)와 군필자, 대회 전 이미 A매치를 경험한 선수를 제외하고 아시안게임 후 국가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선수는 24명, 비율로는 약 38.1%에 이른다.
항저우대회 금메달리스트 중 박규현(대전) 이재익(울산) 고영준(포항) 조영욱(서울) 등은 대회 전에 국가대표팀을 경험한 선수들이었지만, 정작 '자유의 몸'이 된 이후엔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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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민성호 일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당연시 하는 언행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과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 몇 명이 '군 면제'를 발판 삼아 국가대표로 자리매김하고 '국가 위상'을 드높일지 의문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엄지성(스완지시티)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축구의 대회 4연패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23명 중 군필자 3명을 제외한 20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일부 선수는 우승 직후 바닥에 엎드려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금메달을 따내 나라를 빛냈다는 영광의 표현으로 여겨졌지만, "군 면제만 바라봤다(양민혁)"라는 발언, '전역모'를 쓴 행동(박승수)으로 '군대를 안 가도 된다는 기쁨'이 조국에 금메달을 안긴 기쁨보다 클 수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입상으로 국위 선양 및 문화 창달에 기여한 체육인에게 현역 복무 대신 예술·체육 분야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운용한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복무기간 중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해야 한다. 사실상 면제에 가까운 혜택이다. 한창 축구선수로 성장할 시기에 '군 면제'를 받은 선수는 18개월의 의무 복무 기간을 '패스'하고 프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다. '꽃길'이 열리는 셈이다. 선수 입장에선 인생이 바뀌는 순간으로 여겨질 법하다. 대회 후 입대를 앞뒀던 이민성호 주장 이기혁(강원)이 금메달을 들고 잇몸 미소를 지으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한 건 선수들의 심경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이기혁은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양민혁 박승수도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태였다.

체육계가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이기혁 양민혁 박승수를 포함해 이번 대회를 통해 '군 면제권'을 획득한 선수들이 앞으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해 국가대표팀 전력을 높이고 나라를 빛내는 일일 터다. 손흥민 이재성 김민재 이강인 등은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의 좋은 예시로 꼽힌다.
정반대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 국가대표팀 구경도 해보지 못한 선수가 수두룩하다. 2014년 인천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2022년 항저우대회에 참가한 63명 중 와일드카드(23세 초과선수)와 군필자, 대회 전 이미 A매치를 경험한 선수를 제외하고 아시안게임 후 국가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선수는 24명, 비율로는 약 38.1%에 이른다. 세 명 중 한 명꼴로 병역 혜택이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꿈꾸던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1~2경기 출전에 그친 뒤 국대에서 멀어진 선수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난다.
항저우대회 금메달리스트 중 박규현(대전) 이재익(울산) 고영준(포항) 조영욱(서울) 등은 대회 전에 국가대표팀을 경험한 선수들이었지만, 정작 '자유의 몸'이 된 이후엔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엄원상(대전)은 항저우대회 전 A매치 9경기를 뛰었고, 대회 후 3년간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서 금메달에 기여한 1996년~1998년생은 현재 A대표팀의 주력으로 활약할 나이다. 하지만 자카르타-팔렘방 멤버(와일드카드 제외) 중 이번 9~10월 통합 A매치 4연전 명단(30명)에 뽑힌 선수는 단 4명(송범근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에 불과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 걸까.
병역 혜택자 중 논란을 일으킨 선수들은 군 면제 제도 폐지론을 부추긴다. 병역 특례 수혜자인 '국대 핵심' 황의조(알란야스포르) 장현수(알 가라파)는 각각 비디오 불법 촬영, 봉사활동 허위기재 사건으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넜다. 손준호(충남아산)는 중국 무대에서 뇌물수수 및 승부조작 연루 의혹에 휩싸였고, 자연스레 대표팀과도 멀어졌다. 음주 운전 사건으로 K리그에서 쫓겨난 황현수(아유타야 유나이티드)도 금메달리스트다.
이번 이민성호 멤버 중 과연 몇 명이 추후 국가대표팀 레귤러가 되어 나라를 빛낼까.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아시안게임 퍼포먼스와 소속팀 입지, 실력 등을 고려할 때 와일드카드를 제외하고 추후 국가대표팀의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양민혁 박승수의 경우, 한때 한국 축구 초신성으로 각광받으며 유럽 빅리그에 나란히 진출했지만, 소속팀 1군 문턱을 넘지 못해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양민혁은 한-일전에서 엄지성의 골을 어시스트하기 전까지 공을 제대로 키핑하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박승수는 교체로만 총 16분을 뛰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통해 반짝 스타로 떠오른 이기혁도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면 당장 다음달 A매치 중동 원정에 나서는 모레노호에 승선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민성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 엄지성의 발끝과 이영준의 이마만 노리는 단순한 전략도 선수들의 활약이 빛나지 못한 이유였다.
병역 혜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도 안되겠지만, 그걸 겉으로 자랑하듯 표출해서는 더더욱 안됐다. 최우진(전북)의 '릴스' 업로드도 의도와 상관없이 눈치가 없는 행동이었다. 역사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군 면제자들을 기억한다. 대한축구협회의 대회 운용도 문제다. 최근 4개 대회에서 '잘 알려진 국내파 감독을 선임해 나이가 꽉찬 U-23 선수 위주로 스쿼드를 꾸리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감독이 바뀌는 현 시스템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비록 한국에 패했지만, 다음 2028년 LA올림픽까지 대비한 21세이하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려 '경험치'를 얻었다. 평균 두 살 많은 형들로 동생들을 겨우 이긴 게 그렇게 자랑할 만한 일인가.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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