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법관은 무조건 트럼프 편인가” 쓴소리 한 老법률가 [이 사람@World]

김태훈 2026. 10. 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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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원장 포함 총 9명의 대법관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수 대법관 일부가 대열에서 이탈해 진보 대법관 편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종종 관측된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년 대법원에 입성해 어느덧 20년간 재직한 얼리토는 '현재 대법관에서 가장 보수적인 대법관'이란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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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강경 보수 대법관 새뮤얼 얼리토
폭스뉴스 출연해 트럼프에 작심 발언
“대법관 비난 발언, 대법 위상만 해쳐”
‘대통령 말에 일희일비 안 한다’ 강조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원장 포함 총 9명의 대법관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에서 보수가 대법관 의견 6 대 3으로 진보에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수 대법관 일부가 대열에서 이탈해 진보 대법관 편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종종 관측된다. 트럼프가 이를 무슨 ‘배신’처럼 몰아가며 대법원 비판에 열을 올리자 대법원에서도 ‘보수의 아성’으로 꼽히는 인물이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2006년 취임). 사진은 지난 2025년 6월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그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의 강론을 듣고 박수를 보내는 모습.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뮤얼 얼리토(76) 대법관이 이례적으로 이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를 향한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년 대법원에 입성해 어느덧 20년간 재직한 얼리토는 ‘현재 대법관에서 가장 보수적인 대법관’이란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내 행정부에 비판적 판결을 내려 온 그는 트럼프 2기에 들어선 대체로 행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얼리토는 트럼프 및 그 측근 인사들을 겨냥해 “전반적으로 (대법원에 대한) 공개적 언사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대법원 전체와 개별 대법관들에 대해 하는 발언들을 우려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사법부 공격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경고의 뜻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상호 관세 위법 판결을 비롯해 6월에는 출생시민권 인정 판결, 또 9월에는 우편투표 제한 불가 판결 등을 통해 트럼프의 주요 정책을 무효화했다. 그때마다 트럼프는 격한 언사로 대법원 및 특정 대법관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트럼프 1기 동안 임명된 닐 고서치(59), 브렛 캐버노(61), 에이미 코니 배럿(54) 3명의 대법관이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에 동참하는 경우 “원래 모습은 단지 빈껍데기에 불과했다” “종신직(대법관)을 부여한 나를 배신했다” “대법관 임명을 후회한다” 등 증오와 저주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첫번쨰 임기 도중인 2019년 7월 백악관을 방문한 새뮤얼 얼리토 연방대법원 대법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얼리토는 오늘날 대법원장 포함 9명의 대법관 중 가중 보수적인 법률가로 평가된다. AP연합뉴스
 
얼리토는 이에 대해 “대법원 위상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걱정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와 동료 대법관들은 그런 것(대법원 및 대법관을 겨냥한 트럼프의 발언)을 모두 머릿속에서 떨쳐낸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대법관을 비롯한 연방판사 직위는 모두 종신직이다. 구성원이 9명뿐인 대법원의 경우 어느 대법관이 사망하거나 스스로 물러나거나 연방의회의 탄핵으로 쫓겨나지 않는 한 그 구성이 10∼20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다. ‘보수 6 대 진보 3’이라는 지금의 보수 절대 구도 우위 역시 향후 몇 년 이내에 해소되길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진보 진영에선 법원조직법 등을 바꿔 대법관 정원을 늘리거나 아니면 대법관 종신제를 임기제로 고침으로써 진보 성향 법률가들이 대법원에 입성할 기회를 확대하자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얼리토는 대법관 증원론과 종신제 폐지론에 모두 “우렵스럽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좌파의 이 같은 시도를 “우리가 지금까지 사건을 판단해 온 방식과 다르게 판단하도록 영향을 미치려는 조직적 노력”이라고 일축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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