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 일파만파…유해진 외모 비하 발언에 광고 불매 요구까지

손유지 2026. 10. 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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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에 보수단체 유해진 자택 앞 집회까지 이어져
주진우 ‘북한상’ 발언 논란…정치권 인신공격 공방 확산
버거킹·키움증권 광고에도 항의 댓글…모델 교체 요구
영화 비판 넘어 사생활 침해·불매 압박으로 번진 논란

[지데일리] 영화 한 편을 둘러싼 역사 인식 논쟁이 배우의 사생활 침해와 정치권의 인신공격, 기업 광고 불매 요구로까지 번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작품에 대한 비판이 표현의 영역을 넘어 개인을 겨냥한 집단행동으로 확산하면서 논란의 초점도 역사 왜곡 여부에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 정치적 공방의 수위 문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은 지난 4일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 집회로 이어졌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유해진의 자택 앞에는 보수 성향 단체 회원 약 50여명이 모여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 및 배우의 사과를 요구했다. 영화의 내용과 역사적 해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배우 개인의 주거지까지 찾아가는 방식으로 표출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집회 과정에서 제기된 요구는 작품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본래 취지와 별개로 배우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화는 제작진의 창작물인 만큼 역사적 사실과 극적 재구성의 경계, 표현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어떻게 다뤄졌는지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작품에 참여한 배우를 자택 앞에서 압박하거나 사과를 요구하는 방식은 문화 콘텐츠를 둘러싼 정상적인 비평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을 키우는 발언이 등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유해진을 겨냥해 ‘북한상’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외모를 소재로 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주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정치인이 특정 배우의 정치적 성향이나 영화 출연을 이유로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차원을 넘어 공적 인물의 언어가 지켜야 할 기준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진중권 교수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으며 정치권 공방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광고 업계까지 불똥이 튀었다. 유해진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버거킹과 키움증권의 광고 영상에는 항의 댓글과 모델 교체 요구가 이어졌다. 두 회사는 댓글 기능을 제한하며 대응에 나섰고, 일부에서는 광고 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번 사태가 보여주는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공격 사이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 왜곡 여부는 자료와 사실관계를 토대로 검증하고 제작진의 설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자택 앞 집회, 외모 비하, 광고 불매 압박이 이어지면 작품 비평보다 정치적 진영 대결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역시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광고 모델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적 입장 표명이나 집단 압박으로 번질 때 기업의 판단 기준까지 흔들릴 수 있다. 영화에 대한 비판은 보장돼야 하지만 배우의 사생활과 인격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 역사 논쟁이 혐오와 공격의 명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와 자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