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좌불안석"…美 중간선거에 달린 '470조 투자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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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어떤 뉴스가 나올지 매일 출근길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통상 당국과 기업들이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움직이기보다는 공화·민주 어느 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 규모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리스크 컨설팅업체 D&A어드바이저리의 장성관 미국전략실장은 "중간선거가 바꾸는 것은 워싱턴의 권력 지도만이 아니다"라며 "그 결과에 따라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470조원 투자 청구서의 조건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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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어떤 뉴스가 나올지 매일 출근길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고 있는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의 말이다. 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D-30'을 맞은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두고 국내기업들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가 '미국 내 일자리 확대와 제조업 부흥'을 부르짖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치적으로 소비되면서다.
11월 선거 결과에 따라 직·간접적 투자 요구의 수위와 형태는 물론, 보조금과 세제지원 등의 정책이 요동칠 전망이다.

미 정가에서는 경합주 유권자들을 의식해 총 3500억달러(약 47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대규모 투자 이행을 독촉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입장에서 올해 미국 중간선거가 단순히 미 의회 다수당을 가리는 정치일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가 미국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면서 선거결과가 곧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관세, 보조금, 공급망 전략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치가 한국 기업의 최대 경영 변수가 된 셈이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지켜낸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산업·통상정책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삼아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으로선 미국 현지 생산이 관세를 피하는 최소한의 방어막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끊임없는 추가 투자 압박에 노출될 위험도 함께 안게 된다.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한 곳이라도 탈환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에 견제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 무분별한 관세 부과 권한을 둘러싼 청문회와 감독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한국 기업의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는 건 아니다. 미국 내 제조업 보호와 중국 견제, 핵심 공급망의 미국 내 구축은 민주·공화 양당이 모두 공감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책의 방향 자체보다 강도와 집행 방식, 행정부와 의회간 힘의 역학 관계가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미국 내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를 집행하면서 반도체법 지원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중간선거 이후 의회 권력 변화에 따라 관련 예산과 집행 방식, 지원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배터리 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조지아와 테네시 등 미국 곳곳에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의 대가로 막대한 투자비를 부담하고 있다. 미국의 세제 혜택과 정책 지원이 바뀌면 수익성 계산도 달라진다. 자동차와 철강업계에선 관세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 관세가 다시 높아지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타격이 커진다.
재계 한 인사는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이제 단순한 해외 시장 개척이 아니다"라며 "관세와 보조금,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 됐고 문제는 그 보험료가 계속 치솟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통상 당국과 기업들이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움직이기보다는 공화·민주 어느 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 규모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리스크 컨설팅업체 D&A어드바이저리의 장성관 미국전략실장은 "중간선거가 바꾸는 것은 워싱턴의 권력 지도만이 아니다"라며 "그 결과에 따라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470조원 투자 청구서의 조건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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