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물려받은 농지, 경작자 못 구해 휴경…해경청장도 걸린 '농지법 현실'

윤영민 2026. 10. 5. 11: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농지 투기와 불법 이용을 가려내기 위한 정부의 농지 조사가 상속과 고령화 등 농촌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임 해양경찰청장도 조상 묘소가 있는 상속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속농지와 비자발적 휴경에 대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모·조부모·증조부 묘소…경작 희망자도 없어
강승균 국회의원

농지 투기와 불법 이용을 가려내기 위한 정부의 농지 조사가 상속과 고령화 등 농촌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임 해양경찰청장도 조상 묘소가 있는 상속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속농지와 비자발적 휴경에 대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승규 국회의원(국민의힘)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만식 신임 해경청장은 2007년 전남 광양시 진상면 일대 농지 3필지를 상속받았다. 해당 농지에는 부모와 조부모, 증조부의 묘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 청장 측은 해당 농지를 다른 사람에게 무단으로 임대한 사실은 없다고 소명했다.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워 임대하려 했지만 경작 희망자를 구하지 못해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과 임대수탁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쟁점은 현행 농지법과 실제 농촌 현실 사이의 간극이다. 농지는 원칙적으로 농업 생산이나 농지 개량 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농지에 묘지를 설치할 경우 농지전용 관련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도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상속을 통해 적법하게 농지를 취득했더라도 이후 이용·관리 단계에서 농지법상 의무가 별도로 적용되는 구조다.

정부가 최근 실시한 농지 기본조사에서도 조사 대상 농지 가운데 상당수가 임대차나 휴경, 전용 등의 사유로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농촌에서는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상속받은 농지를 경작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투기 목적의 농지 소유와 같은 기준으로 조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구 감소가 심한 농촌에서는 농지를 임대하고 싶어도 경작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매매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농지은행에 위탁을 해도 실제 임차 수요가 없으면 농지 활용이 어려운 만큼 소유자의 의지만으로 휴경 상태를 해소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농촌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붙인 전수조사가 신임 해경청장조차 피할 수 없는 덫이 됐다"며 "정부 고위공직자조차 합법적으로 해결할 길이 막막하다면 일반 국민이 겪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작 희망자가 없는 농촌의 현실을 외면한 채 기계적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상속 농지와 비자발적 휴경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