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 무용지물 된 레버리지 ETF…급락장서 LP 호가 의무 위반 ‘속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8% 이상 급락한 패닉 장세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유동성공급자(LP)들이 매매 호가를 제때 내지 않는 등 의무 위반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보호 제도가 위기 상황에서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실효성 없는 솜방망이 제재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5월 27일부터 지난 8월 12일까지 해당 상품 16종에서 총 31건의 신고스프레드 위반이 발생했다.
ETF 시장에서 유동성공급(LP)인 증권사는 적정 가격 형성을 돕기 위해 호가를 제시하는데, 매수 매도 호가 간 차이(스프레드)가 미리 신고한 기준보다 벌어진 상태가 이어졌는데도 LP가 필요한 호가를 내지 않으면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호가 제출 의무 이행률이 95% 이하인 사례는 6건으로, 이 중 5건이 8월 3일과 5일 사이에 집중됐다. 8월 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8% 이상 급락했다. 이날 이행률이 가장 낮은 상품은 한화자산운용의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로, 이행률은 67.53%였다. 위반이 이어진 시간도 121.77분에 달했다. 해당 상품은 4일에도 위반시간이 95.75분에 달했고 이행률은 74.47%를 기록했다.
올해 거래소의 1·2분기 LP 평가에서도 성적 저하가 확인됐다. 26개 증권사의 총점으로 평균을 계산한 결과 1분기 73.09점에서 2분기 68.93점으로 4.16점 감소했다. 특히 ‘의무이행’ 항목의 평균 점수(40점 만점)는 37.31점에서 33.98점으로 3.33점 감소했다. 부국증권을 제외한 25개사 모두 의무이행 항목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김형연 의원은 “의무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LP 평가결과 ‘F’만 면하면 제재를 피하는 제도가 LP의 책임성 확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며 “가장 취약한 순간에 안전장치가 없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회훈 기자 yoha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