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툼바, 떡볶이면 됐다…불닭·팔도도 라면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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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서 익숙했던 맛이 면을 벗어나고 있다. 신라면의 매운맛은 크림을 만나 '툼바'가 됐고, 이번에는 다시 떡볶이와 결합했다.
소스에는 어묵 육수를 바탕으로 한 매콤한 떡볶이 맛에 신라면 툼바의 크리미한 맛을 더했다.
처음 보는 제품이어도 '신라면', '불닭', '팔도비빔'이라는 이름만으로 어떤 맛인지 소비자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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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서 익숙했던 맛이 면을 벗어나고 있다. 신라면의 매운맛은 크림을 만나 ‘툼바’가 됐고, 이번에는 다시 떡볶이와 결합했다. 불닭과 팔도비빔면도 떡볶이와 소스로 영역을 넓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28일부터 ‘생생신툼바떡볶이면’을 전국 유통점과 온라인몰에서 순차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떡볶이면이지만 떡은 없다. 농심의 생면 제조 기술을 활용해 떡볶이 떡처럼 쫄깃하고 탄력 있는 식감을 면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소스에는 어묵 육수를 바탕으로 한 매콤한 떡볶이 맛에 신라면 툼바의 크리미한 맛을 더했다. 마지막에 넣는 분말에는 체더치즈와 파마산치즈를 사용했다. 떡볶이를 라면처럼 만든 것이 아니라 떡볶이의 맛과 식감을 생면 한 그릇에 옮긴 셈이다.
이번 신제품이 눈에 띄는 이유는 신라면 툼바가 만들어진 과정에 있다.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등을 넣어 먹는 ‘신라면 투움바’는 애초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한 조리법이었다. 농심은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2024년 9월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을 내놨고, 한 달 뒤 봉지면까지 출시했다.
반응은 빨랐다. 출시 두 달 만에 용기면 500만개, 봉지면 600만개 등 모두 1100만개가 팔렸다. 소비자가 만든 조리법이 정식 라면이 되고, 2년 뒤에는 다시 떡볶이 맛 생면으로 뻗어나간 것이다.
농심의 ‘생생’ 브랜드 자체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1995년 생생우동으로 시작해 생생야끼우동 등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생면을 납작하게 만들어 분식집 떡볶이의 식감을 구현한 ‘생생납작떡볶이면’을 출시했다. 이번에는 여기에 신라면 툼바라는 별도 인기 브랜드의 맛까지 결합했다.
라면의 맛을 다른 제품으로 옮긴 대표적인 사례는 삼양식품 불닭이다.
2012년 나온 불닭볶음면은 라면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제품 영역은 훨씬 넓다. 삼양식품은 2018년 ‘불닭떡볶이’를 내놨다.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그대로 살리면서 면 대신 떡을 넣은 제품이다.
불닭 소스도 독립 상품이 됐다.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 소스를 다른 음식에 섞어 먹는 데 착안해 2017년 한정판 소스를 선보인 뒤 제품군을 확대했다. 현재는 병 제품뿐 아니라 휴대하기 쉬운 스틱형 불닭소스도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규모도 커졌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 브랜드는 올해 5월 말 누적 판매량 100억개를 넘어섰다. 누적 매출은 7조원 규모다. 라면 한 제품에서 출발한 매운맛이 떡볶이와 소스, 캐릭터와 굿즈까지 하나의 브랜드 자산으로 확장된 사례다.
팔도 역시 비슷하다. 팔도는 팔도비빔면의 핵심인 매콤달콤한 비빔장 맛을 활용한 ‘팔도 비빔떡볶이’를 판매하고 있다.
팔도 비빔떡볶이는 팔도비빔장의 맛에 김과 깨를 더한 제품이다. 비빔면에서 소비자가 기억하는 맛은 유지하면서 면을 떡으로 바꿨다. 라면 브랜드의 맛을 별도 간편식에 적용한 방식이다.
라면 회사들이 대표 제품의 맛을 다른 음식으로 옮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처음 보는 제품이어도 ‘신라면’, ‘불닭’, ‘팔도비빔’이라는 이름만으로 어떤 맛인지 소비자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알려진 브랜드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군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떡볶이는 라면과 마찬가지로 매운맛을 중심으로 변형하기 쉬운 K-푸드다. 면을 떡으로 바꾸거나, 반대로 떡볶이의 식감을 면으로 옮기는 식의 조합도 가능하다.
라면 한 봉지 안에 머물던 맛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제 경쟁은 새로운 라면을 하나 더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기억하는 ‘그 맛’을 떡볶이와 소스, 간편식으로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느냐가 또 하나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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