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결과 10번 중 7번은 '클릭 없이 끝'···"AI답변 자체에 브랜드 인용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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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 후보를 추리면서 기업의 마케팅 공식도 바뀌고 있다. 소비자의 클릭을 자사 홈페이지로 끌어오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읽고 신뢰해 답변에 인용할 수 있는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는 브랜드별 홈페이지와 상품 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도 AI의 답변 안에서 후보를 추리고 구매 대상을 정할 수 있다.
이 자문위원은 "고객들은 검색 결과에 나온 링크를 하나씩 클릭하지 않고 대화형 AI에 질문해 비교와 평가를 한 번에 끝낸다"며 "마케터는 AI의 답변 안에 우리 브랜드가 인용되도록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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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광고보다 제품 정보·제3자 검증···‘AI 답변 속 인용’이 승부처
"콘텐츠는 5초, 검토는 5일"···도구 도입보다 데이터·승인체계 정비 먼저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인공지능(AI)이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 후보를 추리면서 기업의 마케팅 공식도 바뀌고 있다. 소비자의 클릭을 자사 홈페이지로 끌어오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읽고 신뢰해 답변에 인용할 수 있는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광고를 얼마나 많이 노출했는지보다 AI의 추천 목록에 포함되는지가 구매 기회를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시밀러웹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 내 구글 브라우저 검색의 약 68%는 이용자가 결과를 클릭하지 않은 채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결과 화면에서 정보를 확인하거나 추가 검색으로 이어지는 이용이 늘어난 결과로, 최근에는 AI 요약 답변의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건호 포레스터코리아 자문위원은 지난 1일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의 마케팅 전환'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에서 "AI 에이전트 시대에 마케팅의 틀 자체를 어떻게 다시 짜야 하는가가 근본적인 질문"이라며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변화에 맞춰 근본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온라인 마케팅은 소비자를 브랜드 홈페이지로 유입시킨 뒤 인지와 고려, 평가, 구매 전환 단계를 차례로 거치게 하는 구조였다. 반면 대화형 AI는 이용자의 질문에 여러 상품의 조건을 비교해 답하면서 이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한다. 소비자는 브랜드별 홈페이지와 상품 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도 AI의 답변 안에서 후보를 추리고 구매 대상을 정할 수 있다.
이 자문위원은 "고객들은 검색 결과에 나온 링크를 하나씩 클릭하지 않고 대화형 AI에 질문해 비교와 평가를 한 번에 끝낸다"며 "마케터는 AI의 답변 안에 우리 브랜드가 인용되도록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홈페이지 유입을 노린 자극적인 콘텐츠와 검색 광고만으로는 소비자의 구매 후보에 들어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 광고보다 제품 정보···사람 만나기 전에 AI가 거른다
AI는 화려한 디자인과 감성적인 광고 문구보다 구체적인 제품 정보를 토대로 구매 후보를 추린다. 관건은 정밀하게 구조화된 제품 명세와 여러 채널에 흩어진 정보의 일관성, 제3자가 검증한 근거다. 가격과 재고, 배송, 반품, 보증 조건이 채널마다 다르거나 기계가 읽기 어려운 형태로 제공되면 AI가 제품을 잘못 이해하거나 추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 자문위원은 "기계가 보는 것은 구조화된 기술 명세와 정보의 상호 일관성, 제3자가 검증한 증거 등 세 가지"라며 "이런 자료를 구축하지 못한 기업은 최종 결정권자인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기계가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색 결과 상단 노출을 목표로 한 검색엔진최적화(SEO)에서 AI 답변에 인용되기 위한 답변엔진최적화(AEO)와 생성형엔진최적화(GEO)로 경쟁의 범위가 넓어지는 이유다.
기업이 자사 브랜드의 노출 방식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검색 결과에서는 자사 콘텐츠의 순위와 표현 방식을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대화형 AI의 답변은 이용자와 AI 사이의 대화창에서 생성된다. 이 자문위원은 "과거에는 검색창에 직접 입력해 홈페이지나 블로그 글이 몇 번째로 노출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AI가 제품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잘못된 내용을 만들거나 경쟁사만 추천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콘텐츠는 5초, 검토는 5일"···레거시 거버넌스에 시간·비용 절감 효과 뚝↓
AI의 발전 속도와 기업 내부 의사결정 속도의 차이도 문제로 꼽힌다. 생성형 AI는 맞춤형 광고와 캠페인 시안을 짧은 시간 안에 대량으로 만들 수 있지만 저작권과 지식재산권, 브랜드 지침, 규제 준수 여부는 여전히 사람이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 5초가 걸려도 위험 요소를 검토하는 데 5일이 걸리면 AI 도입으로 얻은 시간 절감 효과가 사라진다.
이 자문위원은 "내부 프로세스와 데이터 정비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첨단 AI 도구만 도입하면 승인 병목과 관리 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며 "도구가 아무리 빨라져도 거버넌스가 수작업에 묶여 있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법률과 보안, 브랜드 기준을 시스템에 반영해 위험 요소를 자동으로 걸러내고 사내 데이터를 AI가 읽을 수 있는 표준 형식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케팅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홈페이지 방문자와 페이지뷰, 광고 클릭률만으로는 AI가 구매 결정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AI가 제품을 추천할 때 자사 브랜드를 언급한 비율인 '인용 점유율'과 언급의 긍정·부정 맥락, 검색을 거치지 않고 유입되는 직접 트래픽 등이 새로운 지표로 제시됐다. 이 자문위원은 AI 채널별 실제 주문과 구매 전환율, 신규 고객 비중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봤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규격과 가격이 명확한 반복 구매 상품과 견적·조달 절차가 정형화된 기업간거래(B2B)부터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 자문위원은 "전면적인 기술 구축을 다시 하라는 것이 아니라 계획하고 제한적으로 실험한 뒤 배우고 확대하는 순서를 따라야 한다"며 "고객의 구매 장애를 줄이고 AI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이 성장 기회를 먼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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