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산업] 동물 돌보며 마음의 문 연다…네덜란드 케어팜이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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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대규모 스마트팜과 소규모 '케어팜(Care Farm·치유농장)'이 함께 성장한 농업강국이다. 1999년 '농업과 케어 국가 지원센터'를 설립해 제도 기반을 마련하면서 케어팜은 1998년 75곳에서 2009년 1000여곳으로 늘었다. 참가자의 정서와 행동 특성에 맞춰 동물과 치유하는 현장을 살펴보고자 위트레흐트주에 있는 케어팜을 찾았다.
◆연합회가 지키는 품질=동물교감 치유농장을 포함한 케어팜이 네덜란드 전역에 뿌리내리게 된 배경에는 탄탄한 국가 복지 체계는 물론 후선에서 정책을 실행하는 네덜란드농업돌봄연합회(FLZ)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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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동·학교 밖 청소년
돌볼동물 정서·특성 맞춰 골라
체험·활동 통해 감정조절 배워
안전관리 엄격…보조금 지원도
연합회, 철저한 품질인증 실시
케어팜 고유가치 구현 등 심사

9월15일 오후 2시, 농장 마당에서는 아이들이 말을 씻기고 털을 빗겨주는 활동이 한창이었다. 이곳의 일과는 오전 9시 ‘오늘 하고 싶은 일’을 정하는 대화로 시작한다.
하루 평균 10∼12명의 학생이 주 2∼3회 방문해 먼저 말·토끼·닭 가운데 돌볼 동물을 선택한다. 목욕, 털 손질, 축사 청소, 텃밭 가꾸기 중 원하는 일을 하고 발달 과정에 필요한 학습까지 다 마친 뒤 오후 3시에 귀가한다.
상주하는 전문 교사진 1명당 학생 1.3∼3명을 밀착 관리한다.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일대일 지원을, 학교 밖 청소년에게는 그룹 활동을 유도해 자연스러운 사회성 형성을 돕는다.

◆말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아이들=핵심은 1㏊ 농장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말 8마리와 교감하는 것이다. 말은 사람의 심박수나 몸의 긴장과 같은 ‘신체화한 언어’를 감각적으로 읽어낸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거친 행동을 하면 옆에 있던 말이 멈춰서 꿈쩍도 안하거나 도망가기도 한다. 그때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불안과 분노를 마주하게 된다.
크라머씨는 “스마트폰 화면에 갇혀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들도 말 앞에서는 실제 감정 상태를 속이지 못한다”며 “말에게 다가가기 위해 숨을 가다듬고 몸의 힘을 빼는 과정에서 실존하는 감정을 받아들이며 이를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자율적이나 행정과 안전 규정은 엄격하다. 특히 아동이 동물과 접촉하는 만큼 수의사가 매년 농장 주변 환경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인수공통감염병 예방 인증(GD Keurmerk Zoönosen)’을 갱신해준다.
해당 기준을 포함해 정해진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주간 돌봄에 들어간 비용 전부를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한다. 이런 지원 아래 해당 케어팜은 보조금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아 상주 교사 5명과 보조인력 2명의 인건비를 충당한다.
크라머씨는 농장 개장 초기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에서 치유 가치를 먼저 증명하자 지자체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학생들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농장이 있는 로픽을 비롯해 위트레흐트주 내 타 지역, 인근 하우다 등 9개 지역에서 아이들이 찾아온다. 그 바탕에는 ‘평등·비폭력·안전’이라는 농장만의 3대 원칙이 굳건하다. 동물과 인간 모두 있는 그대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농장주의 철학이 자리 잡은 덕분이다.

◆연합회가 지키는 품질=동물교감 치유농장을 포함한 케어팜이 네덜란드 전역에 뿌리내리게 된 배경에는 탄탄한 국가 복지 체계는 물론 후선에서 정책을 실행하는 네덜란드농업돌봄연합회(FLZ)의 역할이 크다. FLZ는 각 지역 연합회를 아울러 전국 케어팜 1000여곳을 대변하고 중앙정부와 정책을 조율하는 중심 기관이다. 케어팜 이용자수도 2005년 1만명에서 2020년 3만명, 2023년 3만6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아누크 하프캄프 FLZ 코디네이터는 “케어팜의 힘은 안전·보건 기준은 물론 ‘자연 속 평범한 일상’이라는 케어팜 고유의 가치가 잘 구현돼 있는지 엄격히 심사하는 품질 인증 체계에서 나온다”며 “FLZ 자체 교육기관인 ‘농업 및 돌봄 아카데미’를 운영해 농민의 전문성을 다지는 노력도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어 “케어팜은 건강 악화를 막는 예방적 돌봄이자, 당사자의 일상과 가족의 삶을 함께 지켜주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로픽(네덜란드)=장다해 기자
*본 기사는 2026년 언론진흥기금 기획취재 사업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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