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올라탄 삼성전기, FCBGA·MLCC 증설 경쟁 본격화

고명훈 기자 2026. 10.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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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 시장 성장에 올라타 대규모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선다. 세종사업장에 역대 최대인 4조 2700억원을 투입해 AI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이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도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집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에 탑재되는 MLCC 캐파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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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업장 FCBGA 기판 증설에 4조 2700억원 투입···2028년 9월 가동
MLCC 캐파 확대에도 연간 1조원 이상 투자 전망···매년 약 20~25%↑
삼성전기의 FCBGA 기판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 시장 성장에 올라타 대규모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선다. 세종사업장에 역대 최대인 4조 2700억원을 투입해 AI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이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도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집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FCBGA와 MLCC 등 고부가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자 이를 대규모 증설로 연결하는 모습이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세종사업장 FCBGA 캐파 확대를 위해 총 4조 27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단일 제품 기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신규 생산라인 가동은 오는 2028년 9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앞서 발표한 베트남 법인 2조 5100억원 규모의 캐파 확대 계획과 더불어 공시 기준 삼성전기의 신규 시설투자 규모는 약 6조 7800억원에 달한다.

FCBGA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성능 반도체 기반의 AI 가속기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고집적 반도체 기판이다.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 사이에서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만큼 AI 반도체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AI 가속기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FCBGA 역시 대면적·고다층·고집적화되는 추세다. 반도체 칩 출하량 증가뿐 아니라 칩 하나에 필요한 기판 면적까지 커지면서 AI용 고부가 FCBGA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억 2000만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10.6% 성장해 2032년엔 95억 4800만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이미 공급 부족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ABF 기판의 리드타임이 정상 수준인 12주를 크게 웃도는 48~56주까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ABF는 FCBGA와 같은 고성능 패키지 기판을 만들 때 회로 사이를 채워 절연하는 핵심 필름형 절연 소재로, 고성능 FCBGA 기판의 95% 이상이 ABF 소재를 적층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전경 / 사진=삼성전기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의 경우 공시 대상에 생산설비 투자만 포함된 만큼 건물과 인프라 투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투자액이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산사업장의 추가 투자까지 고려할 경우 2026~2028년 삼성전기의 ABF 기판 관련 누적 투자액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설비투자 집행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 우려는 존재하지만 투자금의 상당부분이 고객사 선수금을 기반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현재 북미 GPU·CPU·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전기차(EV) 업체 등 다수 고객사가 선수금 형태로 투자에 참여했으며 추가 거래선과도 협의가 진행 중으로 파악된다"며, "증설 완료 후 가동률 정상화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맞물리며 2030년 삼성전기의 ABF 기판 매출액은 연간 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에 탑재되는 MLCC 캐파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가 FCBGA 투자와 별도로 MLCC에 연간 1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MLCC 생산능력이 매년 약 20~25%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사이의 신호 간섭을 억제하는 수동부품으로, 특히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는 안정적인 전원 공급과 급격한 전력 변동에 대응해야 해 일반 제품보다 높은 용량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AI 서버용 MLCC 탑재량은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많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용 MLCC 시장은 지난해 14억달러에서 2030년 58억달러로 연평균 약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기업과 약 2900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인덕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로, 올해 공시 기준 다섯 번째 장기공급계약(LTA)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다른 글로벌 기업과도 추가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MLCC·인덕터에서 체결한 장기공급계약 규모만 공시 기준 약 3조 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글로벌 AI 시장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요구되는 MLCC 성능과 신뢰성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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