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Watch-10월] "재개발 동의요건 완화, 좋은규제…소수 권리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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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가 매주 월요일 각 분야 전문가의 시각으로 산업정책과 시장 현안을 분석하는 칼럼 형식의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매주 시작을 열게 될 '월요전문코너'에서는 △규제개혁 △기업경영 △산업정책 △AI세상 등 4가지 주제로 전문가들이 직접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첫째 주 월요일은 <좋은규제시민포럼> 전문가들이 '규제 Watch' 코너를 통해 월별 좋은규제, 나쁜규제를 선정하는 시간입니다.
지난 6월 41.7%보다 낮지만 여전히 법률안 3건 중 1건이 국민과 기업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와 관련돼 있다는 점은 환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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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표 홍보협력위원장 (충남대 교수)
'도시정비법개정안',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 75→70%…반대자부담 대안필요
좋은규제- 국민건강보험법·인감증명법 개정안…보험료 부담·생활불편 완화
첫째 주 월요일은 <좋은규제시민포럼> 전문가들이 '규제 Watch' 코너를 통해 월별 좋은규제, 나쁜규제를 선정하는 시간입니다./ <편집자 주>
![재개발 추진 동의 관련 이미지. [이미지=오픈AI 챗GPT]](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5/552793-3X9zu64/20261005052005496tofk.png)

8월31일부터 9월23일까지 국회에서 530건의 법률안이 발의됐다. 좋은규제시민포럼이 분석한 결과 그중 180건이 규제법안으로 확인됐다. 약 34%다. 지난 6월 41.7%보다 낮지만 여전히 법률안 3건 중 1건이 국민과 기업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와 관련돼 있다는 점은 환영하기 어렵다. 물론 규제법안이라고 해서 모두 부담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민과 기업의 짐을 덜어주는 좋은 규제도 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의안번호 2221021)'은 좋은 사례다. 현행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득기준은 2022년 연 2000만원으로 조정된 뒤 그대로다. 문제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오른다는 점이다. 실질소득은 그대로인데 명목 연금액이 늘었다는 이유로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할 수 있다. 한 푼 한 푼 아껴 쓰는 고령 연금수급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개정안은 피부양자 소득기준을 물가변동률에 따라 매년 조정하도록 했다. 현실과 멀어진 기준을 적절히 조정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규제개선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인감증명법 개정안(의안번호 2221551)'도 생활 속 불편을 덜어주는 법안이다. 지금은 인감을 바꾸려면 인감대장을 관리하는 관할 증명청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학업이나 업무, 질병 치료 등으로 멀리 떨어져 지내는 사람에게는 번거로운 일이다. 개정안은 인감변경을 가까운 인감증명서 발급기관에서도 할 수 있게 하고 관할 증명청과 전산으로 연계해 처리하도록 했다. 행정전산망이 전국을 잇는 시대에 관할 중심의 절차를 고집할 이유는 크지 않다. 불필요한 방문과 시간을 줄이는 규제개선이다.
그러나 좋은 규제를 가려내는 일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다. 규제는 이해관계를 바꾸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좋은 규제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안번호 2221468)'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요건을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 3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공공시행자 지정 동의요건을 3분의 2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낮췄다. 일정 요건을 갖춘 변호사·공인회계사 등도 토지등소유자나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정비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전문성을 높여 도심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도심 주택공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법률안을 좋은 규제로 분류했다. 그러나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는 소유자의 입장도 살펴야 한다. 조합이 설립되면 반대하는 소유자도 사업의 영향을 받고, 분양을 신청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동의 문턱을 낮추면 사업 추진은 쉬워지지만 원하지 않는 정비사업의 영향을 받는 소유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주택공급이라는 공익과 소수 소유자의 재산권 사이에서 어디에 균형점을 둘 것인지, 반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장치는 갖춰져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좋은 규제를 만드는 일은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낡은 기준을 현실에 맞게 고치는 것만으로 국민의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런데 다수에게 편익을 주는 규제가 소수에게 새로운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따라서 입법자의 역할은 법안 발의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규제가 가져올 편익과 비용, 부작용과 그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불가피하게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부담을 줄일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숙의가 더해질 때 비로소 '좋은 규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신아일보] 필진= 배관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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