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인 도’다”… 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에 제2의 미투 운동
피해 여성 신원
노출 막으려 연대

“아이 엠 제인 도(I am Jane Doe·내가 제인 도다).”
미국 소셜미디어에 이 문구가 번지고 있다. 코넬대 남학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지지하는 움직임이다. ‘제인 도’는 신원을 밝히지 않는 여성을 지칭할 때 흔히 쓰는 가명. 일각에서 이 여성의 신원을 찾아내겠다고 나서자 사람들이 “내가 제인 도”라며 피해 여성의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한 연대에 나섰다. ‘제2의 미투’에 빗대는 시각도 있다. 이 사건의 내용과 파장을 다섯 문답으로 짚었다.
①코넬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4년 10월 뉴욕주의 코넬대 남학생 사교 클럽 ‘카이 파이’ 건물에서 벌어졌다는 사건이다. 당시 20세였던 여성은 회원들의 압박으로 술과 대마, 케타민을 사용한 뒤 정상적인 판단이나 저항이 어려운 상태에서 장시간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6일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한 회원이 스냅챗 단체 대화방에 다른 회원들의 성폭행 가담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올렸다는 내용도 담겼다. 제소된 남성들은 성관계에 동의가 있었다거나, 자신은 참여하지 않았다며 잘못을 부인한다. 이번 사건 이후 코넬대 카이 파이 조직은 폐쇄됐다.
②왜 이제야 재수사하나
여성은 사건 뒤 대학 경찰에 신고했지만 형사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매슈 밴하우턴 톰프킨스 카운티 지방검사는 최초 진술과 증거로 범죄를 입증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이 판단 능력을 잃었고 성폭행당했다고 밝힌 진술을 수사기관이 제대로 검토했는지 논란이 커졌다. 지난달 여성이 남학생 7명과 대학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면서 사건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재수사를 발표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달 1일 레티샤 제임스 주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지정했다.
③대학은 어떻게 징계했나
원고 측은 제소된 7명 가운데 2명만 퇴학당했고 일부는 에세이를 제출하는 등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대학 측은 퇴학·정학 등 중징계를 내렸으며, 에세이 작성만으로 징계를 끝낸 학생은 없다고 반박했다.
코넬대 학생들은 징계와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학교 측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지난 1일 학생 공청회에서는 대학 지도부의 책임을 물으며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마이클 코틀리코프 코넬대 총장은 3일 영상 메시지에서 대학의 사건 처리 과정을 외부에서 조사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④왜 여성의 신원을 찾으려 하나
민사 소장에는 한국계로 알려진 학생을 포함해 제소된 남학생 7명의 실명이 기재됐고 코넬대 학보가 이들의 이름을 보도했다. 여성은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제인 도’라는 가명으로 소송을 냈다. 일각에선 남성들의 실명이 공개된 점을 거론하며 여성 신원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객 마이클 트레이시는 지난달 28일 X에 “제인 도의 이름을 밝힐 ‘배짱’ 있는 사람이 있는지 보자”고 썼다. 이런 신원 추적에 반발해 사람들이 “내가 제인 도”라고 나서면서 연대 운동이 확산했다.
⑤제2의 미투로 번지나
연대 운동 참여자들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내가 제인 도”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 이름이 언급된 인터넷 게시물을 늘려 여성의 신원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취지다. 미투가 “나도 피해를 겪었다”는 경험 공개에 무게를 뒀다면, 이번에는 피해 여성의 익명성을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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