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생산' 다음은 '실행'···증권사 MTS 주문 버튼 삼켜버린 AI
다올·한투, 생성형 AI에 실제 거래망 연결
미래에셋 MAPS로 자체 플랫폼 확장 맞불
증권 소프트웨어 경쟁 UI서 실행계층으로

인공지능(AI)은 지능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실제 시스템을 움직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문서와 코드, 이미지, 투자판단을 만들어내던 생성형 AI에 외부 소프트웨어를 호출하는 통로가 붙으면서 판단의 끝에 '실행'이 달리기 시작했다. 금융에서는 변화가 더 직접적이다. 투자자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열지 않아도 AI 대화창에 말을 걸어 계좌를 조회하고 시세를 확인한 뒤 주식 주문까지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지능생산의 다음 층이 금융시장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어떤 종목을 살까"라는 질문에 답했다면 이제는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실제 증권사 주문망까지 호출한다. 자연어가 분석 입력값을 넘어 금융시스템의 실행 명령어로 바뀌고 있다.
변화를 가능하게 한 연결부가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이다. MCP는 생성형 AI가 외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호출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규격이다. 증권사가 계좌조회와 시세, 주문 API를 MCP에 붙이면 AI는 답변을 생성한 뒤 필요한 기능을 직접 불러올 수 있다.

자연어 판단 뒤에 API 호출·주문 붙어
MTS 화면 대신 AI가 첫 접점으로 등장
한국투자증권도 KIS Developers를 통해 실제 거래용 'KIS Trading MCP'를 공개했다. 국내외 주식뿐 아니라 선물·옵션과 채권, ETF·ETN까지 생성형 AI가 Open API를 통해 조회하거나 거래 기능을 호출할 수 있는 구조다.
소프트웨어 구조는 단순하다. 기존에는 "투자자→MTS→증권사 거래시스템"으로 주문이 들어갔다. MCP가 붙으면 "투자자→AI→MCP→증권사 API→거래시스템"으로 바뀐다. 사람이 직접 버튼을 찾고 메뉴를 이동하던 구간을 AI가 맡는다.
이 변화는 증권사의 경쟁 기준도 흔든다. 지금까지 디지털 경쟁력은 빠르고 편리한 MTS 화면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집중됐다. AI가 첫 화면을 가져가면 증권사는 뒤에서 계좌와 시세, 상품, 리스크관리, 주문을 제공하는 실행계층으로 이동한다. 어떤 AI와 플랫폼에서도 안전하고 빠르게 호출되는 금융 API가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반대 방향에서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1일 M-STOCK을 MAPS로 바꾸고 주식·채권·연금·디지털자산 정보를 하나로 묶는 통합 투자 플랫폼으로 확대했다. 외부 AI가 금융의 첫 화면을 차지하는 흐름 속에서 자체 앱이 보유한 고객 접점을 더 넓히는 전략이다.

AI 판단, 증권사 실행, 플랫폼 지갑
하나였던 MTS 기능 여러층 분해
증권사 다음 경쟁은 호출권 싸움
아직 AI가 독자적으로 투자판단을 내려 돈을 움직이는 단계는 아니다. 다올은 주문 전 고객의 최종 승인을 받도록 했고 자금이체 기능도 막았다. 핵심은 자율매매 여부보다 AI가 실제 금융시스템의 실행 경로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최근 로착 아그라왈 UBS 에이전틱 AI 기술총괄은 AI 에이전트를 환경을 관찰하고 계획·추론한 뒤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디지털 동료'로 설명한 바 있다. 금융기관이 에이전틱 AI를 도입하려면 데이터 통합과 표준화, 인간의 통제와 신뢰 확보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봤다.
지능생산이 판단과 결과물을 만드는 단계였다면 MCP 이후에는 그 결과가 실제 시스템의 상태를 바꾸기 시작한다. 금융에서는 계좌를 읽고 주문을 넣는 행위가 첫 실행 사례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다음 소프트웨어 경쟁은 더 화려한 MTS를 만드는 데서 갈리지 않는다. AI가 어떤 금융기능을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호출해 실행할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 MCP·API =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생성형 AI가 외부 프로그램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규격이다. API는 증권사의 계좌조회·시세확인·주문 같은 기능을 다른 소프트웨어가 호출할 수 있게 만든 접점이다. MCP가 AI와 API 사이를 연결하면 대화창에서 자연어로 내린 지시가 실제 금융 기능 호출로 이어질 수 있다.
☞ 에이전틱 AI·실행계층 = 에이전틱 AI는 질문에 답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목표를 해석해 필요한 도구를 고르고 순서대로 작업을 수행하는 AI다. 실행계층은 이런 AI의 판단을 실제 시스템 변화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영역을 뜻한다. 증권업에서는 계좌조회와 주문 API, 거래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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