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택난 항의 시위 전국적 확산

김범수 2026. 10. 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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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87세 노인 강제 퇴거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주택난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전역에서 주택난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위의 계기는 지난달 23일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의 강제 퇴거였다. 집행 과정에서 아바스칼이 들것에 실려 나오는 장면과 퇴거를 저지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로 해산하는 장면이 TV로 방송되면서 분노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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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노인 강제 퇴거 사건 발단
마드리드 등 50여개 도시 집회
임대료 제한·총파업 촉구 행진
세입자 보호 법안은 의회 부결

스페인에서 87세 노인 강제 퇴거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주택난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전역에서 주택난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분노 폭발한 마드리드 주택난에 대한 항의와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3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시벨레스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최근 87세 노인이 70년 넘게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강제 퇴거당하며 촉발된 시위는 이날 수도 마드리드에서만 당국 추산 7만명, 주최 측 추산 50만명이 모이며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연합뉴스
수도 마드리드에만 당국 추산 7만명, 주최 측 추산 50만명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드리드 시내 푸에르타델솔 광장에는 약 2000명이 천막을 치고 7일째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발레리아 라쿠 마드리드세입자연합 대변인은 다른 단체들과 총파업 일정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발렌시아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총을 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는 등 충돌도 발생했다. 이날 50여개 도시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바르셀로나 등 일부 지역에선 폭우로 연기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임대료 제한과 총파업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의 계기는 지난달 23일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의 강제 퇴거였다. 그는 부모가 1956년 임대차 계약을 맺은 마드리드 아파트에서 약 70년간 살았고, 부모가 사망한 뒤 계약을 이어받았지만 새 소유주는 계약 승계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소유주의 손을 들어줬다. 세입자 단체 측은 2018년 아파트를 매입한 투자회사가 월세를 500유로(약 76만원)에서 1650유로(약 250만원)로 올렸다고 주장했다. 장애가 있는 아바스칼은 연금으로 새 임대료를 낼 수 없었고, 유엔 측도 퇴거 중단과 적절한 주거 보장을 요청했지만 집행을 막지 못했다. 집행 과정에서 아바스칼이 들것에 실려 나오는 장면과 퇴거를 저지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로 해산하는 장면이 TV로 방송되면서 분노가 확산했다. 현재 아바스칼은 병원에 입원 중이며, 소유주는 여론의 압박 속에 임대료를 낮추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스페인의 주택 공급 부족과 임대료 급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마드리드에서만 하루 평균 3건의 강제 퇴거가 집행되고, 평균 임대료는 최근 10년 사이 두 배 올랐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취약계층 퇴거 제한과 투기 억제,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 자동 갱신 등을 골자로 하는 긴급 세입자 보호 대책을 마련했지만, 지난 2일 야권의 반대로 모두 부결됐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부는 그동안 협조해 온 분리주의 정당 ‘카탈루냐와 함께’가 지난해 지지를 철회하면서 의회에서 힘을 잃은 상황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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