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답 내놓는 시대, 리더의 경쟁력은 질문에 있다”
안병민 열린비즈랩대표 강연
AI 사용법 넘어 목적 고민해야
결과 가려낼 안목·책임 강조

“지금 하고 계신 그 사업, 도대체 왜 하시나요?”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는 지난달 29일 부산롯데호텔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제19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AI 시대의 리더십, 기계 너머를 묻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근 펴낸 책 〈질문인간〉을 바탕으로 AI 사용법에 머물지 말고 경영과 조직 운영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마다 비전과 미션을 만들지만 정작 직원들은 그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안 대표가 경영자들에게 사업의 목적부터 물은 이유다. 그는 “우리가 왜 이 고생을 하는지,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하려는지 직원들이 알아야 한다”며 “그 목적이 매 순간 일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액셀과 브레이크의 위치를 묻는 것을 ‘전술의 높이’, 도로와 금융 산업의 변화를 내다보는 것을 ‘전략의 높이’로 구분했다. 그는 “전술의 높이에서는 AI를 어떻게 쓸지 묻지만, 전략의 높이에서는 AI가 일과 삶을 어떻게 바꿀지 묻는다”며 “CEO라면 그 변화에 맞춰 어떤 혁신을 준비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를 준비하는 방식도 기업마다 달라야 한다. 다른 기업의 성공 방식을 따라가기보다 각자의 해법을 찾는 데 필요한 것이 질문이다. 그가 말하는 질문은 단순한 물음이 아니라 ‘생각’이다. 안 대표는 “내 생각과 내 질문이 없으면 다른 회사가 어떻게 하는지만 보며 따라가게 된다”며 “차별화가 없다는 것은 고객이 우리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프롬프트를 ‘리더십 언어’라고 표현했다. 워크숍 기획안 같은 것도 곧바로 써 달라고 하기보다 ‘필요한 질문을 먼저 해 달라’고 요청해 보라고 권했다. 참석 인원과 일정, 장소, 예산을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막연했던 요구가 구체화된다.
이렇게 얻은 답도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안 대표는 4000자 분량의 단편을 쓰기 위해 20만 자 분량의 프롬프트를 입력한 일본 소설가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누구나 70점까지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전문가의 안목에서 갈린다”고 말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객을 만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안 대표는 AI가 답변을 넘어 실행까지 맡는 ‘에이전틱 AI’를 설명하며 소비자가 상품 추천과 구매를 AI에 맡기는 상황을 짚었다. 사람 대신 AI가 쇼핑몰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기계 고객’이 되는 것이다. 그는 “우리 업종과 관련한 질문을 AI에 던져 보고, 우리 회사와 브랜드를 추천하는지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다.
직원들도 스스로 문제를 찾고 작은 실험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안 대표는 “핵심 인재들은 실험을 통해 자신의 실력이 성장하는 조직을 찾는다”며 “우리 조직이 그런 도전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리더 역시 자신의 생각을 정답으로 확신하기보다 반대 근거가 나오면 바꿀 수 있는 가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원에게 자율성을 주고 AI에 업무를 맡겨도 최종 결정은 리더의 몫이다. 안 대표는 조직이 어디로 갈지 방향을 설계하고, 수많은 답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편집하며,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일을 AI 시대 리더의 역할로 꼽았다. 그는 “고객에게 AI가 실수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며 “내 이름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결단과 책임은 리더에게 남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