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오경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 “사람과 기술 잇는 ‘글로벌 공존 플랫폼’ 대학으로”

장병진 2026. 10. 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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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어 AI 융합 통해 체질 개선
해외 한국어학당 40곳 설립 추진
내국인 학생·유학생 간 공동 창업
지역 중소상공인 해외 진출 지원

학령인구 감소와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는 지역 대학, 특히 외국어 특화 대학에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일 부산외국어대학교의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한 권오경 총장이 내건 핵심 비전은 ‘AI 시대에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공존 특화대학’이다. 권 총장은 “단순한 국제교류나 유학생 유치를 넘어 사람과 기술, 문화와 환경을 잇는 거대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새로운 사명”이라고 말했다.

최근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AI 분야) 등 굵직한 국책 사업을 따내며 AI 융합 교육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권 총장만의 확고한 교육관이 자리하고 있다. AI가 고도화되는 시대에 언어 교육의 위기가 거론되지만, 그는 오히려 이를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권 총장은 “AI가 지식을 생산하고 정답을 내놓을수록, 대학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 즉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지식을 기술과 결합해 거대언어모델(LLM)의 원자료를 생산하고 AI 언어 상용화에 이르는 ‘AI 활용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특히 국가전략언어 등 소수자가 사용하는 특수언어학과의 쓰임은 AI 시대에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권 총장은 지방대의 뼈아픈 현실인 학령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서는 부산외대가 가장 잘하는 국제화 역량을 극대화해 돌파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권 총장은 “해외에 부산외대 한국어학당을 40개 이상 설립해 우수한 외국인 학생을 현지에서 직접 유치하고 입학시키는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며 “유학생 유치부터 정주, 동문화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를 통합시스템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이미 6개의 해외 세종학당을 운영 중인 노하우와 국제교류우수인증대학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인재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내국인 학생에게는 언어·문화와 AI를 연결하는 맞춤형 학생성장 체계를, 성인 학습자에게는 생애 전환에 도움이 되는 유연한 교육과정을 제공할 방침이다.

부산외대는 ‘해외 취업률 12년 연속 전국 1위’라는 굳건한 타이틀을 쥐고 있다. 권 총장은 이 성과를 유지함과 동시에 글로벌 취·창업 지원 패러다임을 한 단계 진화시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는 “최근 청년들의 관심이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이동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부산시, 금정구와 협업해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히 내국인 학생과 유학생의 공동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부산 지역 중소상공인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컬 마케터 양성사업’은 학생들의 해외 진출 기회와 지역의 글로벌화를 동시에 이끄는 대표적 우수 사례로 꼽힌다.

대대적인 융복합 학과 신설과 학사 구조 개편이 예고된 만큼 학내 이견 조율도 중요한 과제다. 권 총장은 ‘경겸동행(敬謙同行)’의 철학을 내세웠다. 스스로를 성찰하며 나를 낮추고, 상대를 존중할 때 비로소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권 총장은 “실천형 플랫폼 대학을 이루어낸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역민과 기업, 지자체가 세계와 연결될 필요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부산외대를 떠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