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령회사 통해 韓반도체기술 통째로 빼가

강민우 기자(binu@mk.co.kr), 김민소 기자(kim.minso@mk.co.kr) 2026. 10.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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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첨단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커 정부가 별도로 지정·관리하는 최상위 보호 대상 기술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13개 분야 79개 기술이 지정돼 있다.

실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검찰에 송치된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건 25건 가운데 18건(72%)이 피해기업 임직원이나 연구원 등 내부자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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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 유출 속수무책
인력 빼가기 넘어 불법 판쳐
10건 중 9건 中으로 빠져나가
임직원 등 내부자 연루 72%
"신고자 보호정책 강화해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첨단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인재 유출을 넘어 위장 회사에 취업해 기술을 탈취하거나 수백 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공정을 통째로 빼가는 대담한 행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건 10건 중 9건은 중국으로 기술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이 적발해 검찰에 송치한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25건이다. 이 가운데 중국 유출은 23건으로 92%를 차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4건, 2023년 2건은 모두 중국 유출이었다.

2024년에는 11건 가운데 10건, 지난해에는 6건 가운데 5건이 중국으로 향했다. 올해 8월까지 송치된 2건도 모두 중국으로 기술이 넘어간 사건이었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커 정부가 별도로 지정·관리하는 최상위 보호 대상 기술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13개 분야 79개 기술이 지정돼 있다.

핵심 인력 영입뿐 아니라 외부 자문이나 회사 설립을 통한 우회 접근까지 등장하면서 기업들의 대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의 출발점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후발 주자가 시행착오를 건너뛰고 단기간에 격차를 좁히려면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실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검찰에 송치된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건 25건 가운데 18건(72%)이 피해기업 임직원이나 연구원 등 내부자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위장 회사를 컨설팅 업체처럼 꾸민 뒤 연구인력을 근무시키면서 사실상 해외 기업의 업무를 맡기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신고자의 익명성과 신원 보호를 강화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고, 기업도 내부 신고자 보호와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처음에는 한국 반도체 산업 현황을 묻는 일반적인 질문으로 접근하다가 자문료를 높이며 친분을 쌓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 기술 같은 민감한 내부 정보를 요구한다"며 "끓는 물에 개구리를 바로 넣는 게 아니라 서서히 온도를 올리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한국과의 D램 기술 격차를 좁힌 과정도 다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 임원 출신 최진석 씨가 주도한 중국 청두가오전의 20나노급 D램 개발 사건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약 30년간 근무한 최씨는 2020년 중국 쓰촨성 청두 지방정부와 손잡고 청두가오전을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설립 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술자들에게 기존보다 2~3배 높은 연봉, 자녀 교육비 등을 제시하며 인력을 끌어모았다. 이 과정에서 약 200명의 반도체 인력이 중국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청두가오전은 공장 건설에 착수한 지 약 1년3개월 만에 시범 생산에 성공했다. 통상 4~5년이 걸리는 기간을 크게 단축한 것이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삼성전자 18나노 D램 공정정보 유출 사건은 한층 체계적이었다. 청두가오전 사건이 '인력 유출형'이었다면, CXMT는 먼저 600단계가 넘는 D램 제조공정의 순서와 공정, 사용 설비, 재료, 세부 조건값 등이 담긴 '공정 레시피'를 확보했다. 수사기관은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 인물이 해당 공정 정보를 노트에 손으로 옮겨 적어 반출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2월에는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이 2차전지 전력 변환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검거되기도 했다.

[강민우 기자 / 김민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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