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육영수 피격’ 영화 개막작 철회 요구…민주 “영틀막 정당”

임성원 2026. 10. 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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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을 철회할 것을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당초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 자격으로 영화제 측에 서한을 보내려 했지만, 당내에서 동참 의사를 밝히는 의원들이 잇따르면서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서한을 보내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공식 서한을 보내기로 하면서 영화제 측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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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개인 서한서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확대…“희생자·유족 모욕하는 역사 왜곡”
민주당 “마음에 안 들면 입 틀어막아”…국힘 “국책은행 282억원 투자 경위 수사해야”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을 철회할 것을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당초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 자격으로 영화제 측에 서한을 보내려 했지만, 당내에서 동참 의사를 밝히는 의원들이 잇따르면서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서한을 보내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발적으로 목소리 내는 데 동참하는 분이 많아 의견을 수렴해 원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영화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역사적 사실과 유족에 대한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국민의힘 측의 문제 제기가 있다.

주 의원은 앞서 개인 명의로 공개한 서한에서 영화 내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영화는 살해당한 피해자의 가족을 가해 의혹의 당사자로 뒤집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끔찍한 프레임을 실제 유족에게 씌운 것”이라며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패륜적 역사 왜곡에 영화제 권위를 빌려주지 말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영화의 개막작 선정 문제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해당 영화 제작사에 대한 국책은행의 투자를 문제 삼았다.

그는 “‘암살자(들)’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산업은행은 140억원을, 중소기업은행은 142억원을 간접 투자했다”며 “사실상 국책은행 돈으로 이 제작사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시 투자금을 회수하고 투자 경위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영화 관련 논란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영화 평점 게시판의 정렬 방식을 변경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네이버가 평점 게시판을 최신순으로 바꾼 이유로 매크로 조작을 거론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을 두고 “그래서 최신순으로 변경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5일에도 육영수 여사 관련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동혁 대표는 충북 옥천군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영화제 개막작 철회 요구를 ‘문화·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제영화제 상영 여부에까지 관여하는 ‘영틀막(영화 틀어막기)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과거 보수정부 시절 문화·예술계에 대한 논란을 거론하며 이번 사태를 과거의 사례와 연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정권에 비판적인 예술인 명단을 만들어 지원에서 배제했고, 윤석열 정부는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만화에 상을 준 대회의 주최 측에 엄중 경고를 내렸다”며 “낯선 장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입만 열면 자유를 외치지만 정작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은 가차 없이 입을 틀어막는다”며 “자유를 말하면서 비판의 자유를 탄압하는 꼰대 정당이 국민의힘의 실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대한 상영 철회 요구를 즉각 거두라”며 “문화를 향유할 관객의 권리를 빼앗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영화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 문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과 유족의 명예, 문화·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공식 서한을 보내기로 하면서 영화제 측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성원 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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